LG폰 승부수 'LG벨벳' 부활 신호탄 될까

공격적 마케팅 승부수…"보조금 통한 가격 경쟁력 관건"

홈&모바일입력 :2020/05/04 17:47    수정: 2020/05/05 08:05

LG전자가 절치부심 끝에 기존 브랜드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내놓는 첫 전략 스마트폰 'LG벨벳'이 오는 7일 전격 공개를 앞두고 있다. 공식 출시일은 15일이다.

LG전자는 LG벨벳을 디딤돌로 삼아 그간 부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의 턴어라운드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LG벨벳은 한때 세계 3위 휴대폰 시장을 호령했던 LG전자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은장도와 비유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LG전자가 브랜드 전략을 새롭게 바꾸고, 제품 출시 전 이례적으로 렌더링 및 디자인 영상을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소비자와 업계의 주목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한국 스마트폰 생태계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LG벨벳의 성공이 곧바로 폰 사업의 적자 탈출이나 퀀텀 점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LG폰이 삼성·화웨이·애플 등 3강 구도에서 사업 지속의 기회를 마련하고 '왜 존재해야 하는지' 존재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 과제다. 또한 스마트폰 제조 생태계에서 경쟁력 있는 부품 수급과 오픈 SW 정책에 기반한 UI/OS 업그레이드 및 관리 능력도 다시 한번 검증 받고 그간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LG폰에 대해 '어 달라졌네!'라는 브랜드 인식의 대전환을 이루는 일이 시급하다.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HTC 등 과거 나락으로 추락했던 스마트폰 브랜드가 다시 살아돌아온 전례는 아직 없다. 그래서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사업부가 LG벨벳으로 그간 부진을 씻고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LG벨벳의 성공 여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LG벨벳은 오로라 화이트, 오로라 그레이, 오로라 그린, 일루전 선셋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 20분기 연속 적자 스마트폰 사업, 탈출구는 '매스 프리미엄'

LG전자는 LG벨벳을 '매스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칭했다. 매스 프리미엄 제품이란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격은 낮추면서도 준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춘 제품을 말한다.

LG전자가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의 제품을 들고나온 것은 무엇보다 수익성 개선 때문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올 1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헷수로 보자면 5년째 매 분기마다 많게는 3천억원에서 적게는 1천억원 가량 적자를 보고 있다. 올 1분기에는 2천3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 적자 구조를 끊어내지 못하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LG전자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올해 스마트폰 사업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브랜드 개편과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전략이다. 기존 프리미엄 라인업인 G·V 시리즈를 폐기하고 제품마다 고유 특성에 맞는 새로운 모델명을 붙이기로 했으며,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이 아닌 그보다 낮은 가격의 매스 프리미엄 전략을 들고 왔다.

LG벨벳은 새롭게 바뀐 LG폰의 첫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과 함께 절치부심해 내놓은 LG벨벳의 성공 여부는 향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LG벨벳 오로라 화이트.

■ 세련된 디자인 및 듀얼 스크린·스타일러스펜 시너지 효과 '기대' 커

LG벨벳의 주력 강점은 바로 디자인이다. LG전자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계속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스마트폰을 표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은 '볼수록 만지고 싶은' 매력적인 스마트폰"이라며 "보이는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손에 쥐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개성까지 담았다"라고 소개했다.

LG벨벳의 디자인 특징은 물방울 카메라와 3D 아크 디자인이다. 동그란 모양의 후면 트리플 카메라와 플래시를 세로로 배열해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면서 일명 '인덕션' 모양의 사각형 카메라 디자인을 채택한 것과 차별성을 둔 부분이다.

그립감을 강조하기 위해 3D 아크 디자인도 처음 적용했다. 3D 아크 디자인은 갤럭시 스마트폰 모델에서 많이 쓰이는 엣지 디스플레이와 유사하다. 디스플레이 좌우 끝과 후면 커버를 완만하게 구부린 디자인으로, 손에 쥐었을 때 빈 공간 없이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을 제공한다. 제품 테두리는 메탈 재질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단단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디자인 외에 LG벨벳이 듀얼 스크린과 스타일러스펜을 지원한다는 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사용자가 원할 때 화면을 기존 기기에 추가로 붙여 2개의 화면으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듀얼 스크린은 LG전자의 시그니처 액세서리다. 그 활용성과 편리성에 대해선 호불호가 존재하지만, 넓은 화면과 새로운 사용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차별화된 요소 중 하나다. 여기에 스타일러스 펜까지 지원돼 넓은 화면의 활용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LG벨벳의 디자인에 대해 후한 점수가 우세하다. LG전자 내부와 외부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벨벳의 실물을 직접 본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번 LG벨벳은 디자인이 참 잘 나왔다"고 평했다.

LG벨벳은 3D아크 디자인을 적용했다.

■ 가격 경쟁력·고사양 기능 부재는 '우려'…브랜드 신뢰 확보도 중요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스마트폰 업계는 LG벨벳의 성공 여부에 가격 경쟁력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벨벳의 출고가는 80만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나오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대부분 100만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LG벨벳은 합리적인 가격에 속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LG벨벳이 프리미엄급의 사양을 갖췄을 때의 얘기다.

LG벨벳은 6.8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 4천300mAh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8GB 램에 128GB 내부 저장용량을 갖췄다. 전면에는 1천600만 화소 카메라를, 후면에는 ▲4천800만 화소 표준 카메라 ▲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로 구성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LG벨벳은 5G 모델로 퀄컴의 5G 통합칩인 '스냅드래곤 765 5G'를 장착했다.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과 화면 내 지문 인식, LG페이, 무선 충전, 스테레오 스피커, 인공지능 사운드 등을 지원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프리미엄급 성능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하는 것과 달리 LG벨벳은 최신 AP인 스냅드래곤865보다 한 단계 낮은 제품군의 스냅드래곤765를 택했고, 광학이미지 흔들림 보정(OIS)기능이나 쿼드덱(Quad DAC), ToF 기능 등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LG전자 측은 "OIS기능 대신 쿼드 비닝 기능을 적용해 저조도 촬영에서의 사진 기능을 보완했고, 영상촬영에는 EIS기능을 탑재했다"며 "쿼드덱 기능 또한 인공지능 사운드를 넣어서 유선, 무선 오디오 기능 이용 시 불편함이 없도록 해당 기능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LG벨벳 등 앞으로 나올 신제품을 통해 LG 스마트폰 브랜드 신뢰도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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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는 애플이나 삼성에 비해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초반부터 LG브랜드가 소비자들로부터 선호를 받기는 쉽지 않다"며 "현재 예상되는 출고가로는 가격대가 그렇게 싸지는 않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LG벨벳이 보조금 지급을 통해 출고가보다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이동통신사가 이번 LG벨벳에 보조금을 많이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벨벳 판매와 관련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