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도 AI로 보이니?”

[굿인터넷클럽-핫사이트⑤] “AI는 이미 일상 속 들어와 있어”

전문가 칼럼입력 :2020/04/27 14:44

김영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기획국장
김영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기획국장

아주 오랜만에 굿인터넷클럽이 문을 열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우리 일상을 뒤흔드는 바람에 굿인터넷클럽도 잠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지난 주 금요일인 24일, 조심스럽게 2020년 첫 번째 굿인터넷클럽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춰 온라인 생중계라는 장치를 두고 이번 클럽은 진행됐습니다. 인사이트가 안전하게 널리 퍼지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온라인 생중계라는 방법처럼 어려운 상황은 기술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의 첫 번째 굿인터넷클럽은 대표적인 딥테크(deep tech)인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전문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AI라는 기술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으로 AI를 접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쉬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미 상용화가 이뤄졌다고 하는 이 AI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로 우리 생활이 얼마나 변했는지, 앞으로 더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자율주행부터 챗봇,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현업에 계신 전문가들과 함께 한 번 짚어봤습니다.

■ 이미 일상에 들어와 AI라고 느끼지 못해

이용관 대표(블루포인트파트너스): 먼저 어렵게 모신 패널 분들이 각 회사에서 어떤 AI를 서비스 하고, 또 담당하고 계신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종윤 리더(네이버 자율주행그룹): 네이버랩스에서 자율주행쪽을 담당하고 있는 백종윤이라고 합니다. 네이버의 자회사 중에서 저희가 맡고 있는 역할은 네이버의 미래를 준비하는 역할입니다. 주로 하고 있는 핵심 업무는 로보틱스, 자율주행, 증강현실(AR) 관련된 연구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를 하고 있는 이유는 모든 공간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확장하려면 실제 물리 공간을 돌아다니고 이해하고 하는 기술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한 기술들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좋겠고요. 저는 자율주행 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정선 센터장(엔씨소프트 NLP센터): 엔씨소프트에서 AI를 연구하고 있는 장정선입니다. 엔씨소프트는 너무 잘 알고계시는 것처럼 게임회사입니다. 게임 중에서도 기술 기반의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가 엔씨소프트라고 소개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AI R&D를 2011년부터 10년 정도 진행하고 있는데 엔씨소프트의 AI는 게임 영역과 일반 생활 영역, 두 개의 축으로 구분되어 R&D가 진행되고 있고요. 저는 그중에서 일상 속 AI, 서비스나 언어와 관련된 AI, 지식과 관련된 AI를 맡고 있습니다.

최홍섭 대표(마인즈랩): 마인즈랩의 최홍섭입니다. 마인즈랩에서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의 보편화를 목표로 마음AI 라고 하는 구독형 AI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마음AI 라고 하는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들어와서 구독방식으로 여러 가지 인공지능 엔진들을 쓸 수 있고요. NLP, 음성, 비전, 영상뿐만 아니라 분석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인공지능 전문가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용관 대표: AI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투자 쪽에서도 굉장히 많은 회사를 발굴하고 있는데,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는 아직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많이 볼 수 있는, 우리는 눈치 채기 어렵지만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을 위주로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백종윤 리더: 일단 ‘AI가 상용화가 됐냐’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저는 이미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예를 들면 딥러닝 이후에 인식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도 기존에는 글로 검색을 했다면 지금은 이미지를 비교해서 서치를 이미 하고 있고요. 쇼핑 역시 사진을 넣으면 쇼핑검색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술들이 이미 개발이 돼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로봇이나 자율주행기술로 보면 자율주행 연구 이후 차선을 따라서 주행을 한다거나 앞차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행한다거나 하는 수준의 서비스는 이미 제품으로 나오는 수준이라서 저는 상용화가 됐다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율주행, 로봇 하면 기대감이 굉장히 커지는데요. 그런 형태의 최종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정선 센터장: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미 일상 속에 AI는 되게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AI를 하는 사람으로서 억울한 건 일상 속에 들어오면 더 이상 AI라고 부르지 않아요. 일례로 방금 검색이야기 하셨는데 검색도 네이버나 구글에서 대중화하기 전에는 분명히 AI 영역이었거든요. 어느 순간 성장해서 성공을 하면 AI라고 부르지 않고 검색이라고 부르게 되잖아요. 이런 것처럼 일상생활에 딱 들어오면 AI라고 부르지 않아서 가까이 와있다는 것을 모를 뿐이지 굉장히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희는 AI가 향후에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요. AI가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연구를 되게 많이 하고 있는데, 이미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기사는 AI가 쓰고 있을 겁니다. 저희가 작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야구 서비스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관련 비디오를 자동 생성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도 역시 AI를 활용하고 있거든요. 이런 형식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요. 계속 일상 속으로 스며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홍섭 대표: 생각보다 AI가 가까이 있다고 느껴지는데요. 어제도 점심을 먹을 때 챗봇으로 주문을 했고요. 오늘 아침에도 은행의 챗봇을 이용해 계좌이체를 하고 왔습니다.(웃음) 요즘 개인방송들 많이 보시죠. 개인 방송들에서 심심치 않게 크리에이터들의 목소리로 기부를 하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제 본 영상 만해도 음성합성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더빙해 영상이 제작되고 있거든요.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이런 것이 익숙한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 이미 AI를 경험하고 위화감 없이 잘 쓰고 있는 상황이 됐다고 보고요. 또 이미 공영방송에서도 저희 음성합성 기술을 가지고 방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찾아보시면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와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3~5년 뒤면 자율주행으로 강남대로 달린다

이용관 대표: 그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질문 드려 보겠습니다. 자율주행이 최근에 나온 차량들은 체감될 정도로 적용이 되고 있는데, 지금 우리의 기술 수준으로 강남대로, 테헤란로에 적용을 한다면 어느 정도 기술 수준이 되있고 또 만약에 실행된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까요?

백종윤 리더: 테헤란로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테헤란로는 차선도 넓고 차량도 규칙적이라 사실 테헤란로에서 서비스한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서비스가 되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은 로봇에 가까운 자율주행이거든요. 사람을 태우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물건, 화물을 싣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제공한다거나 하는, 배달이나 움직이는 창고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거든요. 이렇게 본다면 기술적으로 보면 어려운 부분은 없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예외사항에 대한 처리에요. 대략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은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잘해야 된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런 판단하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이 더 올라와야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시기를 말씀드리는 건 항상 조심스럽습니다만, 대략 3~5년 정도면 일상생활에서도 자율주행 배송, 상점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용관 대표: 상용화는 무인 형태라고 하셨는데, 그게 기술상의 문제가 더 중요할까요? 규정이나, 보험, 주의 의무 같은 기술 외적인 요인이 더 큰 이유일까요?

백종윤 리더: 일단은 두 가지 축이 다른 분야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개인차들이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되는 부분은 이미 많이 와있기도 하고 사람들의 인식문제,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문제, 법령 문제도 물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로봇 자율주행 관련해서는 사람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이야기하다보면 트롤리 딜레마 관련해 많은 질문을 주시거든요. 한 사람과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누구를 칠 것인가 같은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거기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차 스스로만 다친다거나 하는 쪽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사람이 운전하는 차는 사람이 자율주행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 같고요. 로봇을 생각하면 기술과 외부사람의 인식, 법령의 함께 가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즉, 법령으로 보면 사람이 타지 않는 차를 자동차로 볼 것인가, 도로를 달리게 허가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사회적 공감과 법령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 AI는 우리의 동료로서 역할하고 있어

이용관 대표: 엔씨소프트도 일상에 관련된 걸 간단히 말씀해주셨는데요. 크게 보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면에서 AI가 있을 것이고, 그 다음에 소비자가 감각을 느끼던지,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소비자 만족 관점에서의 AI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 두 가지 관점에서 어떤 AI를 계획하시고 적용하고 계신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장정선 센터장: 왜 이렇게 저는 질문이 어렵죠.(웃음) 일단, 두 가지로 다시 구분지어보겠습니다. 게임에서의 영역과 일상에서의 콘텐츠 영역을 구분하면 이야기하기가 쉬울 것 같아요. 게임도 사실은 되게 큰 콘텐츠거든요.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사용자가 즐기는 엔드 콘텐츠로서의 게임과,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의 개발사로서의 게임은 분명히 다릅니다. 개발 단계에서의 게임을 보면,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데 보통 5~7년,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200명 이상의 인력이 동원되는 굉장히 큰 프로젝트거든요. 그 중에서 제작에 들어가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AI는 사람과 결합해서 어시스턴트 형 AI가 되게 의미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최근 유행하는 기술 중 하나가 스타일 트랜스퍼라고, 스타일만 바꿔주는 겁니다. 어떤 그림체를 주면 고흐의 그림체로 바꿔준다던지, 어떤 동영상을 주면 이걸 애니메이션으로 바꿔준다던지. 하는 스타일만 바꿔주는 겁니다. 이게 게임에 적용되면, 사람을 잘 모델링 해놓고 사람이 걷는 장면에다가 좀비의 특징을 붙이면 좀비가 움직이는 것처럼 해주는 것이죠. 그러면 사람은 조율정도만 해주면 되거든요. 또는 게임이 재미가 있으려면 흥미진진해야 되거든요. 흥미진진은 결국 알 수 없음이라고 생각해요. 선택을 했을 때 어떻게 될까 미지수여야 하거든요. 이게 되려면 벨런싱이 되게 중요해요. 사람이 벨런싱을 한다는 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다 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AI들이 도와줘서 종족 간 벨런스, 스킬 간 벨런스를 확인해볼 수 있고요. 이런 것처럼 프로덕션 쪽에서는 사람과 결합해서 어시스턴트 형태의 AI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관점에서 보면, 특히 일본 같은 경우는 게임에서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유저 경향이 있어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플레잉 AI, AI가 용병 기능을 할 수도 있고요. 다른 사람하고 게임할 때 지는 게 싫어서 연습 상대로서 AI가 될 수도 있죠. 이런 형식으로 콘텐츠, 프로덕션 단에서 결합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저는 그대로 서비스로 가져오고 싶은 겁니다. 최근에 저희가 야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콘텐츠를 즐기는 입장에서 공평하지 않아요. 엔씨 같은 경우는 신생 구단이라 팬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 야구 관련기사 100건이라고 하면 두산 등 인기 구단 기사가 90%를 차지하고, 엔씨는 1~2개 뉴스가 나와요. 똑같은 야구 팬인데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는 거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사람만큼 고퀄의 콘텐츠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AI를 통해 기사가 비중 있게 나오게 되면 사람들이 즐길거리가 늘어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용관 대표: 그러면 게임회사에서 AI 역할이 커지면 중요시 되는 부분, 그러니까 집중하는 역할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기획, 캐릭터 생성 등 게임회사에서사람의 역량이 집중되는 부분이 바뀌게 되나요?

장정선 센터장: 저희가 AI 연구를 하면서 걱정이 되는 건, 결정의 영역으로 들어갔을 때 AI가 과연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부분이거든요. AI가 콘텐츠 개발에 도움을 준다고 했지, 대신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과 AI 역할이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AI는 학습을 통해서 확률로 문제를 개선하는데, 그러면 실패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누군가 개입해서 완벽한 콘텐츠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하는 거고 그게 사람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거구요. 게임에서도 사람의 역할이 가치판단에 집중되고, 방향성 결정 같은, 사람이 조금 더 본질에 집중하게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아요.

■ 사람은 더 창조적인 역할을 할 것

이용관 대표: 마인즈랩은 챗봇을 주로 서비스하고 계신데, 챗봇 영역도 되게 많잖아요. 은행 등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계신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AI를 통해 고객들이 큰 편익을 느끼고 좋아하는지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최홍섭 대표: 먼저 챗봇이라는 용어에 대해 요즘 바뀌고 있는 추세를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 내부적으로는 챗봇보다는 다이얼로그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다이얼로그 기술을 바탕으로 채팅 인터페이스를 붙이면 챗봇이 되는거고 전화나 키오스크에 쓰이면 음성봇이 되는 거고요. 실제로 진짜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게 다이얼로그 방식을 AI로 한다는 개념이고요. 그 기저에는 어떤 현상이 자리 잡고 있냐면, 루틴한 것을 사람이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이슈가 있습니다. 온갖 종류의 대화에 다이얼로그 기술이 쓰이고 있고 그 중 TM 분야에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코로나 문진하는 것을 전화로 서비스하는 것을 아마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저희도 유사한 것을 보험 판매 모니터링에 사용하고 있거든요. 결국 이슈는 단순한 업무들, 이것을 사람이 꼭 해야 하나, 사람이 힘들어 하고 생산성을 못 느끼는 일들은 챗봇이나 음성봇을 대체될 것으로 생각하고. 또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도 AI가 기계적 노동은 대체하면 좋겠다, 대신에 이제는 사람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에, 자기가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희가 챗봇, 음성봇을 보는 관점입니다.

이용관 대표: 조금 더 질문을 드리자면, 챗봇이 방금 말씀하신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일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나아가 고민해결 같은 대화를 통해 창의적인 일에도 AI가 쓰일 수는 없을까 하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최홍섭 대표: AI가 창조적, 감성적일이나 비정형적인 일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요. 저는 종래에는 이 분야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작년에 저희가 성균관대랑 프로젝트를 하나 했었는데요. 북커톤이라는 프로젝트거든요. 쉽게 말해서 AI 백일장입니다. 저희가 기사 쓰는 AI를 갖고 있는데, 북커톤을 하면서 문학적인 글도 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던 것이죠. 어떤 AI는 시를, 어떤 AI는 수필을 쓰도록 학습을 시켜봤거든요. 제가 기대했던 것 보다 결과가 굉장히 그럴 듯 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런 창의적 분야도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일례로 모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연애상담 해주는 AI 서비스도 하고 있고요. 이런 서비스의 발전 역시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확장된다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직업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글쓰는 AI 도 결국 스스로 깨우치는 게 아니라 학습자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더 본질적인 것은 사람들이 더 높은 가치, 더 높은 수준의 지성, 더 높은 창의성을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AI 비즈니스,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이용관 대표: AI 분야를 스타트업에서, 기업에서 산업에 적용을 검토하면서 드는 공통적인 생각이 중국, 인도 일 것 같아요. 다른 분야보다 중국, 인도가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엔지니어를 길러내고 있고요. 그런 경쟁 관점에서 하고 계신 분야에 우리가 새로운 사업을 검토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이 경쟁 우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장정선 센터장: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주제입니다. 저도 국내에서 R&D를 20년 정도 했거든요. AI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기회가 있냐는 질문이지만, 조금만 바꿔보면 AI 기술로 사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느냐 라는 질문이거든요. 기업체에서 R&D를 하면 어떻게 가냐면 기술을 최적화 하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예로 94.7%를 95.1%로 올리는데 목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어이가 없죠. 사용자에게는 저 최적화가 의미가 없거든요. 기술과 사용자의 괴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비즈니스 기회가 결국 없습니다. AI 기반의 비즈니스를 하려면 사용자에게 제공하려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그 가치 실현에 있어서 AI가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느냐, 그게 다른 플레이어가 들어올 수 없는 기술적 장벽을 세울 수 있느냐 없느냐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야 되는 것 같고요. 결국, 기술의 방향성을 사용자에게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백종윤 리더: 열심히 답변을 생각했습니다.(웃음) 제가 파악한 질문은 AI 기술이라는 것이 보편성을 갖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는데요. 사실 어려운 부분은 중국은 굉장히 공격적으로 사업을 하고, 인력확보도 쉬운 편이고요. 어떻게 경쟁에 살아남을 것인가 보면. 보편적인 AI연구로 그치면 안 되고 사업을 생각해보면 특정 영역을 생각해야 합니다. 특정 영역에서 어떤 기능을,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고요. 저희는 그 영역을 로봇과 자율주행으로 정하고 네이버랩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어떻게 잘할 것인가 특정 영역, 특정 지역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게임을 해볼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될 것 같고요.

이용관 대표: 어떻게 보면 로컬 입장에서는 말씀하신 특정 영역이나, 환경에 차별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 사업을 지켜주는 장벽이 될 수 도 있고 글로벌로 진출할 때는 역으로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최 대표님 의견은 어떠세요?

최홍섭 대표: 앞에서 두 분이 말씀하신 것에 전적으로 공감하는데 저는 똑같은 이야기 말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기술 경쟁력을 우리가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도 AI를 우리가 응용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에는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하고, 저도 장담하는데요. 저는 기술적으로도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국제 물리, 수학올림피아드를 나가보면요, 세 나라가 보통 순위를 다툽니다. 한국, 중국 미국. 지금 중국이랑 미국은 AI가 엄청나게 앞서 있잖아요. 저는 거기에 한국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똑똑한 친구들 영재들이 금방 흡수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네이버, 엔씨소프트, 마인즈랩과 같은 AI 엔지니어들이 절대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여건의 어려움은 있습니다. 미국과 같은 자본과 인프라 중국과 같은 인력을 동원하기는 어렵지만, 그 틈에서 방법을 찾고 결과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한다면 인공지능 시장에서 기술 리더는 한, 중, 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용관 대표: 목소리에서 확신이 느껴집니다.(웃음) 하나 더 여쭤보자면 규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중국의 모 스타트업은 얼굴 인식으로 페이먼트까지 가는 일을 해냈거든요. 이게 사생활 침해임에 불구 중국이기 때문에 해냈다는 생각이듭니다. 의료 데이터 접근 같은 경우도 관대한 국가들이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데이터의 접근, 공유, 활용에 대한 규제들이 실질적인 상용화에 대해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요. 규제 관점에서 이런 것들은 해소 되었으면 좋겠다는 등 규제 관련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홍섭 대표: 확실히 저희가 그런 것들을 많이 느끼긴 합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한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못쓰게 되는 규제가 아직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어떻게든 이것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조금 유연하게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상용화 단계에 갈 때 규제는 엄격한 잣대,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연구 단계에서는 조금 더 자유롭게,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 중 다행인 것은 데이터3법 포함해서 정부에서 연구와 상용화 단계를 구분하는 개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긍정적이다 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장정선 센터장: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요. 규제가 과연 나쁜 것이냐, 규제가 있는 것이 기술을 보호합니다. 규제는 문화적 공감대라고 생각하거든요. 프라이버시 이슈를 풀어주는 것이 맞냐, 풀어준다고 한들 사용자가 흔쾌히 받아들일 것인지는 다른 이슈잖아요. 논의의 기간을 길게 가져가서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요. 그 이후에 기술이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두 번째로 심각한 것이 데이터라고 보거든요. AI의 기반은 데이터인데, 우리는 데이터가 정말 부족해요. 최근에 데이터가 있어도 문제되는 것이 뭐냐면, 윤리적인 부분이에요. AI가 인간이 하고 있는 못된 행위도 같이 배운다는 겁니다. 인종차별, 남녀차별과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요즘 AI의 윤리적 부분에서서 기존의 데이터는 쓰레기라고 해요. 편파적으로 학습을 하게 되면 정말 논란, 이슈가 되는 AI가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올바른 데이터를 학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 접어들었고. 기존에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윤리적 부분부터 시작해서 쫓아간다면 우리도 따라잡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용관 대표: AI가 자기도 모르게 나쁜 것을 학습하는 것이 무섭기도 하네요.

백종윤 리더: 저는 다른 관점으로 말씀드리면, 개인정보 관련된 이야기는 개인정보의 주체는 개인이 돼야 하는 것이 맞거든요. 저희가 가져다가 엄청난 것을 만들 수 있다 한들 개인의 동의 없이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가 모르는 사이에 규제들이 남아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자동차에서 나오는 가치 있는 데이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엔진오일 교환정보 같은 것들. 이런 정보를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데이터의 소유권은 누가 가져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자동차 회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안전이라는 이유로. 개인이 이런 정보를 활용하지는 못하거든요.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가져야 하는데 인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자율주행으로 보면 지도 관련 된 법이 걸려있는데, 국내는 지도 영역은 강력한 규제가 걸려있긴 합니다. 반면에 도로 같은 경우는 규제를 풀어주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이처럼 기존의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용관 대표: 갑자기 질문이 하나 생각나는데요. 자동차라는 것이 운송의 수단의 의미가 제일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자율주행으로 인해 그 의미가 변할 것 같아요. 예로 네이버가, 삼성전자가 자동차를 만든다면 이라는 상상을 해보잖아요. 그러면 미래 자동차의 역할이 어떻게 변할지, 어떤 회사가 더 유리할지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

백종윤 리더: 저는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게, 자동차 회사가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긴 합니다. 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보면 차내 공간 변화도 크지만, 사실 도시의 변화를 보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결국 A에서 B로 이동하기 위해 있잖아요. 자율주행 로봇이 도로를 돌아다니면 공간 자체가, 공간이 이동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창고, 상점 자체가 움직이면서 서비스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러면서 도시의 구조, 공간의 이동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용관 대표: 정리해보면 AI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가의 대결이 대중 관심의 분기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 AI는 산업에 다양한 형태로 이미 적용됐고 여전히 변화의 한 복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미래의 임팩트도 크고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 AI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아주 어릴 적 2020년이라는 시기를 상상해보면 곧 미래 그 자체였습니다. 만화 ‘2020 우주의 원더키디’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 같은 것들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비록 자동차가 날아다니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굿인터넷클럽에서 우리는 그 미래를 이미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를 통해서 말입니다. 챗봇, 자율주행, 제작 어시스턴트, 이미지 검색까지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과 일상에서 함께하고 있었네요. 게다가 여전히 AI는 여전히 학습 중이라고 합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더 드라마틱 한 변화를 겪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점이 움직여 나에게 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이 AI들은 결국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내 일상의 편리한 도구로서 사람을 위할 때 역시 가치가 있다는 것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은 사람을 향할 때 가치있는 법이네요. 다음 달에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나 뵙겠습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영란 기획국장

연결을 통해 인터넷 산업이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힘을 쓰고 있는 인터넷 기업 대표 협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굿인터넷클럽은 현 시점에서 산업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생생한 대화를 그대로 전달드리오니 많은 인사이트를 가져가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