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온라인 학습 등으로 PC 수요가 늘어나자 지난 해 상반기에 기승을 부렸던 가짜 인텔 프로세서가 다시 글로벌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들 가짜 프로세서는 트랜지스터가 내장된 코어를 외부 충격이나 압력에서 보호하는 부품인 히트 스프레더를 바꿔치기 해 더 비싼 제품으로 둔갑한다.
이들 제품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아마존 등 중국 온라인 몰에서 빈번히 발견되고 있다. 중국 내 일부 상인들은 인텔 프로세서를 고의로 손상시키거나 프로세서를 분해하고 코어를 빼낸 다음 신품으로 교환을 교청하기도 한다.
국내 시장에서 이런 가짜 인텔 프로세서가 발견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 히트 스프레더 바꿔치기로 프로세서 위조
모양과 재질을 유사하게 흉내낼 수 있는 고가 사치품과 달리 PC용 프로세서는 모조품을 만들 수 없다. 내부에 1억 개 가까운 트랜지스터가 집적되는 특성상 이를 완벽히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가짜 프로세서를 만들려면 '진짜' 프로세서를 동원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프로세서 표면에 새겨진 숫자나 모델명을 레이저로 깎아내고 상위 제품으로 둔갑시키는 수법인 '리마킹'이 많이 쓰였다.
그러나 요즘은 훨씬 더 간단한 방법이 동원된다. 바로 트랜지스터가 내장된 코어를 외부 충격이나 압력에서 보호하는 히트 스프레더를 바꿔치기 하는 수법이다.
■ 중국서 극성 부리는 가짜 인텔 칩
히트 스프레더는 프로세서 바로 위에 설치되는 냉각팬의 압력을 분산하는 한편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발산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인텔은 2세대 코어 프로세서(샌디브리지)까지만 해도 히트 스프레더와 코어 사이를 납땜해 고정했지만 3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비브리지) 이후 최근까지 열을 전달하는 물질인 서멀 그리스만 채워 넣고 있다.
이 경우 바이스 등 적절한 공구를 이용하면 히트 스프레더를 프로세서 표면에서 쉽게 떼어낼 수 있다. 이렇게 떼어 낸 히트 스프레더를 상위 모델에 부착된 것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
지난 18일 홍콩 IT매체 HKEPC에 따르면,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이같은 수법을 이용해 펜티엄 골드 G5400 프로세서를 코어 i7-7700K 프로세서로 속여 팔던 판매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현재 펜티엄 골드 G5400 프로세서가 7만원 내외에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원가의 4배 이상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다. 중국 아마존 등에서도 위조 인텔 프로세서가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에서 아직 발견된 사례 없다"
위조품이나 모조품은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거나, 혹은 제품 간 가격 차이가 클 때 발생한다. 최근 중국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위조 인텔 프로세서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 내 일부 상인들은 인텔 프로세서를 고의로 손상시키거나 프로세서를 분해하고 코어를 빼 낸 다음 수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가 지속되자 인텔차이나는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보증기간 내의 인텔 로고 등이 위조되지 않은 제품만 수리가 가능하며 위조로 부당 이득을 챙기는 경우 공안에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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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위조 인텔 프로세서가 발견된 사례는 아직 없다.
한 대형 PC 쇼핑몰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최근 1~2년 사이에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대안으로 부상했고 국내 인텔 프로세서 공급도 최근 안정된 상황이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해외 직구에 나서야 할 필요성도 많이 줄어 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