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분기부터 본격 시작될 코로나19 타격을 대비해 새로운 광고 상품을 출시하고 쇼핑과 콘텐츠 분야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비대면 사업을 더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23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4.6% 증가한 1조 7천32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4%, 전 분기 대비로는 27.7% 증가한 2천215억 원이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비즈니스플랫폼 7천497억원 ▲IT플랫폼 1천482억원 ▲광고 1천440억원 ▲콘텐츠서비스 554억원 ▲LINE 및 기타플랫폼 6천348억 원이다.
■ 새 광고상품 '스마트채널' 출시… 쇼핑 강화해 위기 돌파
쇼핑과 일반검색이 주를 이루는 비즈니스플랫폼 분야에서는 광고주들의 전반적인 예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쇼핑 관련 매출 성장으로 선방한 실적을 보였다.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대형 광고주 예산 감축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했지만, 전 분기 대비 16.2% 줄어들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타격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라인 환경 등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광고 상품 체계를 바꾸려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위기를 대비해 5월 중 베타 출시할 새 광고상품은 '스마트채널'이다.
스마트채널은 모바일앱 메인에 노출되는 광고로, 크기는 현재 모바일앱 홈 화면에 배치돼 있는 광고와 같다. 뉴스와 스포츠, 연예기사 최상단에 노출될 예정으로, 추후 다른 주제판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상품 종류는 보장형과 성과형 두 가지로 나뉜다.
한 대표는 "이용자들 관심사 기반으로 광고가 적절하게 노출될 것"이라면서 "시장의 변화에 부응하고 효율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차세대 광고상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영화나 유통, 금융 등 주요 업종이 광고 집행을 감소하면서 이같은 네이버의 새 상품이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스플레이 광고는 1~2개월 전 사전 예약을 진행하는데, 코로나19로 2분기 전망이 좋지는 않다"며 "광고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이 힘들 수도 있지만, 성과형 광고 판매를 늘려나가면서 2분기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비대면 구매가 확산됨에 따라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는 등 쇼핑 플랫폼도 강화할 방침이다.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했고,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46% 늘어 5조원에 달한다.
한 대표는 "오프라인에서의 위기가 온라인 창업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보였다"며 "비대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보인 라이브 커머스 기능 적용과 노출 또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브랜드스토어' 확대하고 '네이버통장'으로 테크핀 본격화
네이버는 대형 브랜드가 네이버 안에서 구축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인 '브랜드스토어'를 올해 20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이날 엘지생활건강의 브랜드스토어를 예로 들며 물류 회사와 협력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엘지생활건강은 CJ대한통운과 협력해 밤 11시 59분 전까지 주문하면 24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가 직접 물류나 배송 강화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사업자의 성향과 상품 종류, 규모에 따라 여러 형태의 배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돕는다.
한 대표는 "사업자들에게 스마트스토어라는 툴과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면서 "향후 생필품과 패션, 가전, 가구 등 상이한 배송 니즈가 네이버쇼핑 안에서 잘 대응될 수 있도록 다양한 브랜드사나 물류업체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오는 5월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본격 테크핀 회사로의 도약을 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 거래액과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 금융 서비스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소비자의 충성 여부를 알 수 있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액도 전년 대비 8배 증가했다"며 "네이버쇼핑의 성장은 네이버파이낸셜 테크핀 활용에도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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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CFO는 "네이버는 이런 큰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췄다"면서 "위험과 동시에 사업적 기회를 검토해 성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만 지출할 것"이라며 "내·외부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새롭게 발생하는 기회는 놓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