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폰 선두' 삼성·애플, 보급형 전쟁…왜?

아이폰SE·갤A시리즈 격돌 "시장점유율 방어 나서"

홈&모바일입력 :2020/04/22 17:15    수정: 2020/04/22 17:45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다음 달 보급형 스마트폰을 잇달아 내놓는다.

2세대 아이폰SE.

성장세가 둔화된 스마트폰 시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가격대가 낮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 애플, 4년만 보급형폰 '아이폰SE' 출시…"애플 생태계 늘린다"

애플은 다음 달 6일 보급형 스마트폰인 2세대 아이폰SE를 4년 만에 출시한다. 외관은 홈 버튼이 탑재된 아이폰8과 유사하며, 성능은 아이폰11에 준하는 아이폰SE는 상반기 최대 관심 스마트폰 중 하나다.

2세대 아이폰 SE는 4.7인치 LCD 디스플레이에 후면 1천200만 화소 싱글카메라, 광학 이미지흔들림 보정(OIS) 기능을 적용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최신 칩셋인 A13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했다. 애플은 구체적인 램(RAM) 용량을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3GB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 충전과 18W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아이폰SE 자급제 모델의 국내 출시 가격은 저장용량에 따라 55만원(64GB), 62만원(128GB), 76만원(256GB)다. 플래그십 모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가 부담스럽거나, iOS 생태계 및 작은 스마트폰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아이폰11시리즈는 자급제 모델 기준 저장용량에 따라 최저 가격이 99만원(아이폰11·64GB)이었으며, 최고 가격은 203만원(아이폰11프로맥스·512GB)이었다.

1세대 아이폰SE (사진=애플)

프리미엄 가격 전략을 고수했던 애플은 지난 2016년 첫 아이폰SE를 내놓으면서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고 개발도상국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바꾼 것. 실제 아이폰11도 전작 아이폰XR보다 카메라 등의 성능이 향상됐지만, 가격은 전작 대비 50달러 낮췄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이 신규진입보다는 교체 수요에 의존해야 하는 시장으로 변화한 상황에서, 하드웨어 판매를 통한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아이폰 유저 확보를 통해 서비스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아이폰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공하고, 확보된 유저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플랫폼을 성장시켜 고성장세를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갤럭시A71.

애플은 현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플러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스토리지',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뉴스 구독 서비스 '애플뉴스플러스' 등의 월정액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하드웨어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의 기업으로의 성장을 노릴 전망이다.

■ 삼성, 갤럭시A시리즈 대거 출시…"중국업체에 뺏긴 시장 점유율 회복"

삼성전자는 최근 5G 중저가폰인 '갤럭시A71 5G'를 중국에 출시했다. 국내에도 이달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달 초 '갤럭시A51 5G'도 국내에 출시한다. 갤럭시A51은 40~50만원대, 갤럭시A71은 50~70만원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획득한 LTE모델 '갤럭시A31'도 다음 달 출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아직 출시하지 않은 5G 스마트폰 시장에 플래그십 5G폰뿐 아니라 중저가 5G폰까지 내놓고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 동시에 저렴한 가격대의 중저가폰으로 잃어버린 중국과 인도 시장의 점유율을 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 회사지만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의 공세에 밀려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은 화웨이와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80%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25%의 점유율로 샤오미(28%)에 이어 2위다.

지난달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제51기 주주총회에서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점유율에서도 화웨이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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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0 시리즈의 부진도 중저가폰 판매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의 판매량을 전작의 80% 수준으로, 이동통신사는 60%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스마트폰 시장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