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인 '러스트'가 정작 실제 업무에는 잘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미국 지디넷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스트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로 유명한 모질라에서 2010년 발표한 개발언어다. 보안 결함을 줄이고 프로그래머의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개발자 사이에서는 C언어를 대체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러스트는 '스택오버플로우'에서 진행된 프로그래밍 언어 인기 투표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개발에 쓰이는 파이썬과 자바스크립트를 대체하고 있는 타입스크립트가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한 응답자 중 97%는 실제 업무에는 러스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 업무에서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가 많이 쓰이고 거론되는지를 조사하는 '티오베 인덱스'에서는 러스트의 순위가 26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러스트가 높은 인기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무에 거의 쓰이지 않는 이유는 부족한 접근성과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이와 관련 러스트 서베이 팀은 4천여 명의 글로벌 개발자를 대상으로 러스트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연례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식 블로그에 공개했다.
조사 결과 회사에서 개발 업무에 러스트를 도입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라이브러리 및 통합 개발 환경(IDE) 지원 부족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러스트는 결국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도입을 최종 결정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들에게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셈이다. 또 업무에 도입하더라도 라이브러리가 부족해 개발을 위한 충분한 업무 환경을 갖추기도 어려운 것이다.
러스트와 달리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는 파이썬의 경우 파이토치와 같은 AI 관련 라이브러리가 풍부해 AI업무 적용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
설문에 참여한 개발자들은 그러나 라이브러리를 늘리고 IDE 지원을 개선하며 지원 플랫폼을 확장한다면 러스트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러스트 개발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IDE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주얼스튜디오코드(VS 코드)로 나타났다. 이어서 빔(Vim)과 젯브레인의 인텔리J가 주로 쓰였다.
문법이 복잡하고 배우기 어려워 신규 개발자의 진입이 힘들다는 점도 러스트의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업무에 적용되는 사례가 아직 적다보니 커뮤니티도 작고 교육자료더 제한되며 개발 중 막히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청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파이썬, 고, 코틀린 등이 쉽고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것과 비교하면 더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교육의 부족으로 러스트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못 찾는 개발자도 발생했다. 응답자 중 21%는 러스트 사용으로 효율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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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효율성을 느끼지 못한 개발자는 대부분 학습자료, 문서 등 지원이 필요한 중급 개발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자료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러스트 서베이팀은 “러스트를 사용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업의 도입 여부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과제는 학습 과정 개선과 라이브러리와 툴링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설문 조사는 우리에게 특히 유익했다”며 “러스트와 생태계를 개선하고 2020년 이후에도 개발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