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과 관련해 두 번째 국제 표준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제기구에 소속된 회원국들의 이의제기가 없을 경우, 다음 번 회의에서 무난한 승인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주도한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 기술 요구 사항’에 대한 표준이 정보통신 분야 국제기구인 ‘ITU-T SG13’ 국제 회의에서 예비승인을 받았다. 이번 예비승인으로 KT는 전 세계 사업자 중 양자암호통신 국제 표준을 2건 이상 승인받은 유일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인 불확실성·중첩·얽힘·비가역성 등을 활용해 물리적으로 풀 수 없는 완벽한 보안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기존 슈퍼컴퓨터에 비해 월등한 성능의 양자컴퓨터 개발로 인해 기존 보안체계가 무너질 경우, 이를 대체해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KT가 주도해 예비승인을 받은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 기술 요구 사항’은 지난해 10월 국제 표준으로 승인받은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에 대한 상세 기술 요구 사항으로, 양자 암호가 적용된 네트워크의 안정적인 제어·관리 방안이 포함됐다.
이 표준에는 양자 암호 네트워크의 각 계층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기능들에 대해 정의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양자 암호 관련 제조사들은 상호 연동이 가능하고 양자 암호 통신 서버를 보유하지 않는 업체도 언제든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참여할 수 있다.
앞서 KT가 주도해 국제 표준으로 승인받은 ‘개방형 계층구조’ 기술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비용 효율적으로 양자암호통신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 유지 보수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내용이다. 기존 기술 중심의 표준이 아닌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초점을 맞힌 것이 특징이다.
기존 양자암호기술은 뛰어난 보안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중국·일본·스위스 등 일부 국가의 제조사가 만든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 기업의 기술 독점과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막대한 비용 탓에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KT는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축하는 구조를 계층으로 나누는 구조를 떠올렸고, 이를 국제 표준으로 승인받는 데 성공했다.
김형수 KT 융합기술원 기술전략담당 팀장은 “기존에는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수백 개의 장비를 도입해야 하는 탓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개방형 계층구조 기술이 도입될 경우 양자암호통신 장비 위에 ICT가 관리하는 영역이 새롭게 구축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일부 제조사의 기술 종속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승인을 받은 두 번째 표준이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국내 양자암호통신 생태계는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발맞춰 KT는 자사의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기업용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양자 암호를 결합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기업용 VPN 등 서비스 보안 레벨을 한 차원 높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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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내 중소장비제조업체에 자사의 양자암호통신 관련 기술력을 이전, 생태계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종식 KT 인프라연구소장은 “KT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과 표준의 국제적인 리더십을 확보하고 실제 공공분야 구축 사업 수주 및 기업형 서비스 개발 등의 성과를 얻었다”라며 “언택트 시대의 필수 요소인 안전한 네트워크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