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글로벌 5G 기술 진화 논의 제동걸려

3GPP 표준 논의 연기..차기 논의는 시작도 못해

방송/통신입력 :2020/04/13 17:32    수정: 2020/04/14 06:41

5G 통신 기술의 진화 속도에 발목이 잡혔다. 통신사 외에도 장비사, 단말 제조사를 비롯한 통신산업 생태계가 규격화된 표준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해야 하는데 코로나19 탓에 글로벌 표준 논의까지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인 3GPP는 올해 상반기 내 5G 표준 회의를 모두 온라인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5G 통신의 국제 표준에 대한 내용은 3GPP 릴리즈16(Rel.16), 릴리즈17(Rel.17)에 걸쳐 있다. Rel.15에서 5G 통신 규격의 기본적인 내용을 다뤘다면 현재 최종 논의가 진행중인 Rel.16부터 초저지연, V2X, 네트워크슬라이싱 등의 굵직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하면서 3GPP 논의의 순연은 예상된 일이다. 세계적 대유행 감염병의 발병으로 최고 등급의 경고가 내려지면서 세계 각국의 인사가 참여하는 회의 개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테크리퍼블릭

온라인 비대면 회의로 전환하더라도 기술적인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면 회의에 비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일부 논의는 산업계 간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풀어야 하고 논쟁적 이슈도 많기 때문에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3GPP는 Rel.16과 Rel.17의 최종결론을 내리는 시점을 3개월 연기하기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공식 연기 시간이 현재로서는 부족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Rel.16 최종표준(ASN.1) 목표 시점은 오는 6월이다. 남은 두 달여 동안 워킹그룹에 따라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거나 비대면 회의 등으로 논의를 이어가는 식이다. 3GPP 의장단에서도 표준 논의 일정을 공표된 계획보다 늦춰 산업계에 예측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지가 크다.

문제는 이후 상황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의 종점을 알 수 없고, 언제까지 중요한 표준 논의를 비대면 방식으로만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Rel.17 첫 논의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3GPP 차원에서 취소된 이후 현재까지 어떤 논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Rel.16과 함께 최종결론 3개월 연기 외에 논의 시작도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5G 표준 논의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주파수 공급과 국제 조화에 따른 논의도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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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주파수 논의도 연기되고 있다. 이미 각국 통신사들이 5G 통신 용도로 할당을 받은 6GHz 이하 대역 주파수와 밀리미터파 외에 추가적인 5G 주파수 발굴을 위한 ITU 차원의 논의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표준이 자리 잡기 전에 국내 통신사는 이미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5G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 개발 단계에서는 단순히 통신사를 넘어 생태계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규격화된 표준이 중요하다”면서 “Rel.16에 포함된 초저지연 성능 논의가 하나 미뤄지면 VR 서비스를 어느 정도 기술 수준에 맞춰야 하는지 콘텐츠 개발 단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