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시민단체 '삼성피해자공동투쟁'의 요구사항을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삼성 측에 제시한 준법 의제 중 '노동' 관련 회신을 받은 이후 관련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2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삼성피해자공동투쟁의 요구 사항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회는 삼성 측에 보낸 권고안 중 노동과 관련된 회신 내용을 보고 전반적인 노동, 노조 관련 구체적인 개선 의견을 재논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27일 삼성피해자공동투쟁은 위원회가 발표한 권고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단체 측 공식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김지형 위원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삼성피해자공동투쟁은 서울 강남역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등에 대한 해결을 요구했다.
하성애 삼성피해자공동투쟁 대표는 "(지난 면담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 무관하게 진행, 재판이나 형량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고 전향적인 자세로 과거 삼성의 불법 행위들을 시정하고 해결하도록 더 강력하고 구체적인 권고안을 낼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달 11일 삼성 준법 의제를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으로 선정하고 삼성 7개 계열사에 권고문을 송부, 30일 이내에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해당 권고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반성·사과와 재발방지 촉구, '무노조' 경영 방침 철회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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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가 지난달 23일 공식 오픈한 홈페이지에는 30여건의 신고·제보 건이 접수됐고, 사무국은 이를 사안별로 분류해 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한편 현재 사무국은 변호사 2인과 회계사 1인으로 구성된 외부 전문인력 3인을 충원해 사무국 인력구성을 마쳤다. 4월에 예정됐던 위원회와 삼성 7개 관계사 컴플라이언스 관계자 워크샵은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