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이력 공개하니 본인삭제 줄어

"댓글 작성 때부터 이력 공개 의식해 조심하는 듯"

인터넷입력 :2020/03/24 17:58    수정: 2020/03/25 07:45

네이버가 지난 19일부터 이용자의 댓글 이력을 공개하면서 작성자가 자신의 댓글을 스스로 지우는 '본인삭제'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력 공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날과 시행 첫날은 본인삭제 비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그 이후로는 오히려 시행 전보다 비율이 줄었다. 댓글 작성 때부터 이력 공개를 의식한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용자가 악플을 달고 나서 나중에 지우는 본인삭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것과는 다른 결과다.

24일 네이버 데이터랩이 제공하는 댓글통계 수치를 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댓글 본인삭제 비율은 13~14% 사이로 일정하게 나타났다.

네이버가 공지를 통해 이용자 댓글 이력을 공개한다고 밝힌 18일 댓글 삭제 비율은 평균보다 3~4% 가량 높은 17%로 나타났다. 공개를 실시한 19일 당일 삭제비율도 15%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20일부터 23일까지 댓글 삭제 비율은 10~11% 수준이었다. 이는 이용자가 댓글 작성 단계부터 이력 공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부터 23일까지 전체 댓글 수 역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이는 조사 기간 중인 2월 말 당시 정치·경제적 이슈로 인해 댓글수가 일시 증가했던 이유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수는 특정 이슈가 있을 때는 크게 증가하고 이슈가 없으면 사그라드는 등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2018년 12월 1일부터 일별로 뉴스 댓글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 서비스에서 작성된 댓글 현황을 데이터로 제공하며, 총 댓글수와 본인삭제수, 규정 미준수로 삭제된 댓글 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네이버는 지난 2018년 드루킹 사태 등 여러 댓글 관련 이슈가 발생한 이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이력 공개를 통해 이용자의 아이덴티티가 강화됨으로써 신중하게 댓글을 써야겠다는 책임감이나 미디어 리터러시가 증가한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이용자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