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차량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 규제로 인해 많은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들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친환경차만 생산하거나, 전체 차종에서 친환경차 모델 비중을 50% 이상으로 증가시키겠다는 계획 등이 발표되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차인 전기차 개발에 있어서는 1회 충전 시 얼마만큼의 거리를 일정 속도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현재까지 국내의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들이 출시한 전기차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400km정도이다. 더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자랑하는 전기차 설계를 위해선 전기 파워트레인, 브레이크, 타이어, 제어 시스템뿐 아니라, 배터리 및 공기역학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며 성능 및 핵심 부품을 최적화하고 검증해야 한다.
전기차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태양광 자동차’는 태양광 패널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이를 배터리의 전력 자원으로 전환한 후 전기로 모터를 구동함으로써 움직인다. 태양광 자동차는 기존 전기차의 충전 걱정을 덜고, 전기차의 전력을 보완하며 주행거리를 더욱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네덜란드의 촉망받는 스타트업 기업 라이트이어(Lightyear)가 2019년 공개한 태양광 발전식 자동차 라이트이어 원(Lightyear One)은 기존의 전기 자동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배터리를 단 한번만 충전해 최대 725km를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늘이 없는 직사광선 아래에 주차할 경우 연간 약 19,000km를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달릴 수 있다.
라이트이어 원은 자동차 루프(지붕)의 곡면 및 그림자의 명암도에 따른 태양광 전력생산 제한을 극복해야 했으며, 효율적인 전기 시스템을 위한 최적의 차량 루프를 설계해야 했다. 또한, 태양광 자동차의 전력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량 설계 시 자재 및 부품 무게, 공기역학적 특성을 모두 고려해야 했다.
이러한 개발 도전과제 극복을 위해 라이트이어 원은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매트랩(MATLAB)과 시뮬링크(Simulink)를 활용해 다양한 설계안을 직접 시연하며 태양광 자동차의 주행속도 및 전력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전기 시스템을 설계했다.
첫째로, 루프 곡면 및 그림자 변수로 인해 전력 산출량에 큰 격차가 있는 태양광 전지 그룹들 사이에서 전력 교환을 통해 최대 총전력량을 보장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차량 루프에서 굴곡도가 높으며 태양광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한 태양광 전지일수록 낮은 전력을 산출한다. 이에 컨버터를 통해 높은 전력을 산출하는 그룹의 전력을 낮은 전력을 산출하는 그룹으로 전송해 양 그룹이 동일한 양의 전력을 산출하도록 했다. 또한, 매트랩 기반 모델링과 알고리즘으로 기후 조건에 따른 개별 태양광 전지의 방사조도, 전류-전압 곡선(I-V curve) 및 밸런싱 컨버터(balancing converter)의 전력 처리 비율을 측정함으로써 태양광 전지 그룹의 비용 대비 효율을 최적화했다.
둘째로, 자동차 루프 설계 시, 시뮬레이션을 통해 태양광 노출을 극대화할 완벽하게 평평하고 널찍한 모양과 바람의 저항을 줄여 줄 곡면 사이의 균형을 찾았다. 다양한 루프 설계안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태양광 전력 발전량 및 주행에 필요한 전력 요구사항을 비교, 측정 및 분석하여 전기 시스템 효율 향상을 위한 최적의 루프를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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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라이트이어 원은 매트랩 및 시뮬링크를 통해 태양광 판, 배터리 및 공기 역학적 특성을 모두 고려해 차량 설계를 최적화했다. 소형 배터리 팩, 4개 바퀴 휠 모터, 비행기 날개의 단면을 닮은 기다란 곡선 모양의 설계, 후륜 휠 커버 및 사이드 미러를 대체하는 카메라를 통해 1,301kg의 가벼운 중량으로 뛰어난 효율을 자랑하는 태양광 자동차를 개발했다. 라이트이어 원은 1마일 주행 당 단 160와트시(GWh)의 전기를 소모한다.
라이트이어 원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전기 시스템 및 전력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설계가 필수적이다. 태양광 전력 생산 시스템 및 공기역학적 특성에 대한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존하는 전기차를 뛰어 넘는 태양광 자동차가 보다 많이 개발되길 기대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