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스마트폰 시장 '상저하고' 예상...5G폰 전망치 유효

[이슈진단+] 코로나19 확산 전자업계 영향 긴급분석 ②

홈&모바일입력 :2020/03/19 08:17    수정: 2020/03/19 13: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미국을 강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發 경기 위축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의 공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비즈니스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각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대책은 무엇인지 총 4편에 걸쳐 분석한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업계 전망이 어둡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출하량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14억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당초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5G 인프라 확대와 5G폰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3% 증가한 15억7천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올 2월 누적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하면서, 전체 출하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씨넷)

■ 중국 의존도 높은 애플·화웨이 직격탄…삼성, 선방 가능성 높아

특히,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과 화웨이가 출하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향 출하량 비중은 18% 수준이며, 화웨이는 59%에 달한다.

중국에 아이폰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애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월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내 아이폰 생산 공장은 이달 말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반기 아이폰SE2와 하반기 아이폰12 출시 일정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없더라도 중국 시장의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출하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향 출하량 비중이 1%에 불과하며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베트남과 인도로 분산 이전해 중국 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유럽, 미국으로 확산되면서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수요 감소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의 유럽향 출하량 비중은 23%이며, 화웨이는 18%, 애플은 22%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출하량 유럽 비중은 화웨이, 애플, 삼성전자가 모두 유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향 출하량 비중이 낮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상위 3개사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선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중국 시장 수요를 기존 전망치인 3억8천500만대에서 3억2천800만대로 약 15% 하향 조정했다.

애플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국 이외 모든 지역의 매장을 무기한 폐쇄했다. (사진=씨넷)

■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예상…중저가폰은 양호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0'과 'V60씽큐'를 각각 출시했으며, 화웨이도 이달 플래그십 스마트폰 'P40'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천영화 연구원은 "플래그십 제품은 코로나19로 인해 출시를 보류하거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가의 플래그십 구매를 보류할 것으로 예상돼 주요 브랜드의 플래그십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20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울트라의 국내 출고가는 159만5천원이며, V60 씽큐(듀얼스크린 포함)는 미국에서 900달러(약 112만원)에 판매된다. 화웨이 P40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P40 프로도 160만원 대일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저가폰은 상대적으로 마케팅 활동 영향력이 적기 때문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는 플래그십 모델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자료=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 회복…5G폰 전망치는 유지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스마트폰 수요는 감소하지만, 하반기에는 수요가 다시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2월부터 4월까지, 미국과 유럽은 3월부터 5월까지 스마트폰 수요 감소 후,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수요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 이종욱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 하락은 상반기 중 마무리되고 하반기부터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며 "격리와 공포, 불확실성이 만든 수요 공백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이며 3개월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공포가 완화되고 나면 정상적인 소비 형태를 찾을 것이며, 특히 각국 정부의 정책들과 목표치를 미달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은 하반기 수요를 빠르게 회복시키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영향에도 시장조사업체들의 5G 스마트폰 전망치는 1억8천만대에서 1억9천만대 수준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전망치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SA는 올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약 1억9천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5G 인프라 구축 및 단말기 출시에 따른 수혜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구미 사업장에서 생산하던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 물량을 한시적으로 베트남에서 생산키로 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LG 코로나19 장기화 예의주시…"부품 공급 루트 개발 노력 중"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 비중과 중국 출하량 비중이 크지 않아 중국발 영향은 크지 않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미국, 유럽 등 글로벌로 확산되면서 부품 수급, 마케팅 위축, 업무 차질 등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를 한시적으로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발 입국자를 격리하면서 스마트폰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내 예외적으로 입국이 허용되며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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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가성비가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코로나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중저가 시장을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갈지 재검토하고 있으며, 부품 공급 루트를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