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가성비'에 초점을 맞췄던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하이엔드'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지난 달과 이달 발표된 중국 4대 스마트폰 브랜드(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플래그십 모델 출시가가 70만~90만 원을 호가해 올해가 하이엔드 시장 침투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애플과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과점했던 하이엔드 시장에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출사표를 내던지는 것이다. 대신 저가 모델에는 '서브 브랜드'를 쓰는 이분화 전략을 쓰고 있다.
대표 주자는 가성비의 아이콘이었던 샤오미다. 샤오미가 지난 달 발표한 플래그십 시리즈 '미10'의 최저사양 모델 가격이 3999위안(약 70만 7천 원)부터 시작한다. 미10 프로는 최고사양 모델 판매가가 5999위안(약 101만 6천 원)이다.
과거 샤오미의 플래그십 시리즈도 1999위안(약 35만 원)에 출시됐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이다. 대신 샤오미는 레드미(Redmi)라는 독립된 서브 브랜드를 통해 1999위안 대 제품을 내놓는다.
결국 이제 샤오미 브랜드로 출시되는 20~30만 원 대 제품은 사실상 사라졌다.
샤오미란 브랜드의 고급화를 본격화하는 셈이다.

샤오미뿐 아니다.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의 올 봄 플래그십 모델 출시가는 모두 90만 원을 호가했다.
중국 오포(OPPO)가 최근 발표한 플래그십 모델 '파인드X2(Find X2)' 시리즈 최저사양 역시 5499위안(약 97만 2천 원)부터 시작한다. 사양을 차치하고라도 고가 시장에의 출사 의지를 확고히 드러낸 셈이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가가 6999위안(약 123만 7천 원)이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포 역시 서브 브랜드 '리얼미(Realme)'를 통해 20만~30만원 대 저가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비보(vivo)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 '넥스 3(NEX 3) 5G'도 최저사양 모델이 5298위안(약 93만 5천 원) 부터 시작한다. 버튼을 없애고 전면 스크린 비중을 99.6%까지 높인 기술 집약체지만 100만 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이다.
화웨이가 발표를 앞둔 올 봄 플래그십 모델 'P40 5G' 시리즈의 최저가 역시 3988위안(약 70만 5천 원)부터 시작하며 P40 프로의 경우 최고사양 모델 가격이 6788위안(약 12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화웨이는 이미 2년 전부터 고급화 전략을 시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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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역시 아너(HONOR)라는 저가 서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바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고급 시장에 침투하면서 별도의 브랜드로 가성비 시장을 지키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 지웨이왕은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1999위안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