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19가 불러온 재택근무, 로봇이 돕는다

유아이패스코리아 김동욱 대표

전문가 칼럼입력 :2020/03/12 16:26    수정: 2020/03/19 15:19

김동욱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우리의 업무 현장에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원격 근무가 늘어나며 기업에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먼저 화상회의 도구의 활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기존에 재택근무 비율이 낮았던 국내 기업들은 화상회의 도구에 크게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경영자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끊김 없이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으며, 이에 대한 도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 재택근무를 용이하게 해 줄 기술 중 하나로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용하는 컴퓨터의 본체가 기업이 관리하는 클라우드 형식의 데이터센터 서버에 모두 들어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VDI를 통해 직원들은 컴퓨터 본체나 노트북을 운반할 필요 없이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만으로도 집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김동욱 유아이패스코리아 대표

대부분의 금융 기업은 보안 문제로 현실상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 금융권은 외부 통신망과 분리가 된 내부 통신망을 활용해 보안사고를 방지하기 때문이다. 즉 은행 전산망은 기업 외부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센터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큰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으며, 기업 전체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확대를 더욱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RPA는 소프트웨어 로봇으로서 사람이 컴퓨터로 수행하는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기술이다. 기존 금융권에서는 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RPA 도입을 검토해왔다. 그런데 로봇을 활용하면 업무의 연속성 및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내부망에서만 접근해야 하는 데이터는 AI 기능이 결합된 로봇에게 처리를 맡김으로써 보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과 협업하는 RPA 로봇은 병에 걸리지 않으며, 24시간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더 폭넓게는 RPA는 기업에서 재택근무로 인해 늘어나는 직원 관리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최근 기업들은 직원들의 체온을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하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의 체온은 대면으로 확인할 수 없기에 메신저를 통해 직원 개인이 체온을 측정하도록 안내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위험군을 확인해 자가격리를 시행하거나 외부 미팅을 삼가도록 권고한다. 그런데 매번 전 직원의 체온 데이터를 취합해야 하는 인사팀에게 이것은 큰 업무 부담이 됐다. 데이터 제출을 누락한 직원을 확인해 기록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낭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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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아이패스는 ‘건강 확인 로봇'을 개발해 직원들의 체온 확인을 자동화하고 있다. 로봇에게 자동 메신저 알림을 받은 직원들은 체온을 잰 후 메신저 창에 숫자를 입력하고 회신하면 된다. 로봇은 전직원의 실시간 체온 데이터를 취합하여 일목요연하게 도표로 보여주고, 위험군 직원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인사팀과 담당 팀장에게 알림을 보내준다. 인사팀은 해당 직원이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를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면 된다. 무료로 배포한 ‘건강 확인 로봇’의 활약으로 그 동안 가중됐던 인사팀의 직원 관리 부담이 거의 사라졌다.

로봇은 코로나19 환경에서 기업의 중요한 협업 파트너가 되고 있다.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 맞추어 기업은 리스크에 대응하고, 직원들의 유기적인 협업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국내외 많은 기업이 현재 놓인 업무 환경을 효율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