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경기침체가 스타트업 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 스타트업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하거나 일부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분간은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만큼 외부 요인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장기간 버틸 수 있는 힘도 부족하다. 특히 여행이나 공연 등 다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은 더욱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방의 여행·관광 관련 스타트업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에 있는 스타트업도 미팅이나 출장이 어렵기 때문에 비즈니스 전개가 힘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연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면서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스타트업은 7일부터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대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당분간은 이용자가 줄어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규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데모데이나 피칭데이 등의 행사도 연기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는 지난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디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출전팀, 심사위원, 디캠프 운영 직원 등 최소 인원만 참여했다.
디캠프 관계자는 "디캠프 입주를 준비 중인 스타트업의 심사나 평가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위축된 만큼 신규 채용도 크게 줄었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2월 마지막주의 경우 보통 대기업 채용공고가 올라오면서 전반적으로 채용시장이 활성화되는데 올해는 오히려 다른 때보다 채용공고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일정이 잡힌 면접도 무기한 취소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털(VC)을 통한 투자의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디캠프 관계자는 "VC는 오랜 기간 자료조사를 거쳐 몇 개월간 미팅을 한 후 승인을 받아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당장 투자가 얼어붙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설립한 지 1~2년 정도 된 신생 스타트업은 외부 홍보가 힘들어 투자 유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전반적인 투자 사이클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매출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제품 개발이나 홍보 및 운영 등 계획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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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투자를 받은 후 제품을 개발하고 성과를 내 다음 투자를 유치하는 사이클로 돌아가는 스타트업 특성상, 투자 사이클이 길어질수록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투자금이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미팅이나 모임이 연기되는 지금 추세를 고려하면 투자 사이클은 느려질 수 있다"며 "스타트업은 작은 규모로 유연하게 움직이다 보니 타이밍이 늦어진 것만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