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탑재되는 배터리 사업의 분사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국내 ESS 화재에 따른 손해가 늘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을 보이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지(배터리)사업본부 분사 작업을 최근 중단했다. 당초 올해 7월을 목표 시한으로 배터리 사업 독립법인을 설립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이 고려됐지만, 이와 관련한 검토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같은 결정엔 지난 2017년부터 국내에서 발생한 ESS 화재 사고와 코로나19 확산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ESS 화재와 관련해 충당금 3천억원을 설정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만 275억원 적자를 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시장 등의 수요 회복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폴란드 등 글로벌 생산기지의 수율 부진 문제 등이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당사는 전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있으면 다시 알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관련해 공시한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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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지사업본부 분사 시 그동안 화학 부문의 불확실성 때문에 LG화학을 사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배터리 부문에만 투자할 수 있어 투자자 수급측면에서 개선될 전망이었다"면서 "분사가 중단될 시 이러한 기대는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단기적으로 폴란드 수율 문제, 바이러스 이슈 등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있으나 이는 구조적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최근 수주되는 배터리 물량들이 수익성이 좋은만큼, 중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