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이 올해 사업 전략을 다듬고 있다.
내수·생산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가시화된 데다 거래 빈도가 높은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한국인 입국 통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경영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연간 목표보다는 단기 대책에 집중해 전략 수정에 반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단기 대응'에 나섰다. 양사는 짧으면 주 단위로 여러가지 변수를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눈앞의 국내·외 상황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만큼, 사업별 연간 목표 수정 등 장기 계획을 재수립보다 시시각각 발생하는 위기 극복에 주력한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종식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만큼, 당분간 단기 대응을 발 빠르게 하는 것을 급선무로 두고 결과에 따라 중장기 전략과 방향을 수정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출장의 경우 중요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코로나19가 확산세에 있는) 3~4월에는 적재적소에 맞춘 빠른 대책 마련에 집중하면서 중장기 전략을 수정해나가는 분위기"라며 "이러한 상황이 매주 있는 것은 초단기적으로 대응하는 셈인 것이고 그 결과를 모아 월, 분기 단위 전략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식 판매에 돌입한 갤럭시S20도 단적인 예 중 하나다. 갤럭시S20은 20개국에 첫 출시됐다. 이는 지난해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 출시국 수(70여 개국)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약 한 달 안에 출시국을 130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이동 제약에 따라 당장 대응하기 여의치 않아 출시국 규모가 다소 축소됐지만, 단기간 내 국가별로 빠르게 조치를 취해 악영향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폰·가전 등 경영진이 내세운 판매 목표치는 우선적으로 최대한 달성하는 방향을 가져가면서,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코로나 이슈를 반영해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 역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대책을 마련, 눈앞에 놓인 현안들을 수습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목표 재수립은 이후에 이뤄져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최근엔 스마트폰 등 일부 완제품 판매량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연간 목표 판매량을 수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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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회사는 해외 사업의 경우 현재 컨퍼런스콜(전화회의), 화상회의, 현지 법인과 주재원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어 당분간은 큰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던 주요 국가들도 한국인 입국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기간이 길어질 경우 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전자기업 한 임원은 "코로나 사태 이후 현지 주재원 등으로 대응하는 체계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대면을 통해 계약까지 이어지는 일부 VIP 미팅이 어려워졌다"며 "한국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자 영업 등 업무가 이전처럼 원활하게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