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시그널을 보냈다.
2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해 금리 인하보단 미시정책이 효과적이라고 발언한 지 7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17일(현지시간)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기다리지 않고 0.5%p 금리 인하를 단행, 국내 기준금리 수준과 비슷해지면서 오는 4월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가 4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정책 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 하방 압력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를 거론하며 통화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암시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로 연방기금금리 범위는 1.00~1.25%가 됐다.
이 총재는 "이번 조치로 국내 기준금리(연 1.2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주요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11조7천억원의 추가 경정 예산안을 편성했으며 5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와 정책 공조 차원서 금리를 인하하면 국내 기준금리는 연 1.00%로 역대 최저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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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는 미국과 한국 간 금리 수준이 비슷해짐에 따라 금융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국제 금융 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국내 금융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27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수준인 연 1.25%로 결정했다. 당시 이주열 총재는 "코로나19로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엔 금리 인하보다는 선별적인 미시적 정책수단을 우선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 조정을 할 계획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