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국내 소비지출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3분기 최저점에서 오름세로 돌아선 소비지출 전망지수가 2월 들어 다시 크게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소비 활동을 자제함에 따라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직격탄은 여행과 외식 분야에 떨어졌고 취약계층에 더 크게 번지고 있다.
소비자조사 전문기업 컨슈머인사이트는 2019년 1월 시작한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에서 매주 1000명을 대상으로 ▲주거비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의류비 ▲내구재 구입비 ▲외식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등 총 9개 항목에 대한 소비지출을 향후 6개월간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를 물어 ‘소비지출 전망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지출을 늘리겠다는 소비심리가, 작으면 줄이겠다는 심리가 우세한 것을 뜻한다.
지난 1년간 소비지출 전망지수는 80 후반~90 초반에 분포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경제 활력이 낮아졌다.
2월 2주 소비지출 전망지수를 보면 88.8(중립100.0)로 1월 90.6보다 1.8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해 가장 낮은 3분기 88.7과 비슷한 수치로 연말연시를 거치며 다소 상승한 소비심리(1월 90.6)가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월 평균과 2월 2주차 전망지수를 비교하고 9개 부문 중 하락폭이 큰 부문을 집계한 결과, 여행비가 -4.0포인트(P)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그 다음은 외식비(-3.8P), 교통·통신비(-2.5P), 내구재 구입비(-2.5P) 순이었다.
이 결과는 ‘코로나19’가 소비지출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1차 타깃은 여행과 외식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낯선 곳으로의 이동과 낯선 사람들과의 접촉 모두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소비지출 억제로 이어졌다.
여행과 외식 억제는 교통·통신비 감소와 함께 서비스 산업 위축으로 이어지고 가구·가전제품 등 내구재 구입 연기는 제조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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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지출 전망 하락폭은 50대 이상 장·노년층(-4.1P), 전업주부(-4.7P), 자영업자(4.9P), 특히 직원 없는 1인 영세사업자(-10.6P) 사이에서 더 크다. 기존에 소비심리가 가장 낮았던 사람들이 더 위축됐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코로나 19’는 소비자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단순한 보건 문제를 넘어 이동과 대면 접촉 기피라는 일상생활상의 불편과 불안을 수반하고 경제 활동 위축과 수입 감소라는 현실적 곤란을 초래해 사회 전체를 침체로 몰아가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