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 경쟁사 앱 설정 허용할까

홈&모바일입력 :2020/02/21 10:14    수정: 2020/02/21 10:46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가 애플이 제공하는 앱이 아닌 타 사의 메일이나 웹 브라우저 앱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지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기능을 도입하게 되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사파리 브라우저와 메일 앱을 구글 크롬 브라우저와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메일 앱과 같은 경쟁사 앱들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11프로 (사진=씨넷)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본 앱들은 애플 앱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문자로 웹 페이지 링크를 보낸 후,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애플이 제공하는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자동으로 열리는 방식이다. 애플은 또한 홈팟 스마트 스피커에서도 타사 음악 앱 실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 변경사항이 여전히 논의 중이긴 하지만, 빠르면 올해 iOS14 출시와 홈팟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되면, 애플이 오는 6월에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이 기능에 대해 소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타사 앱 대체, 반독점 관련 소송 대비?

서비스 부문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애플의 사업 부문 중 하나이며, 특히 앱스토어의 경우 애플의 서비스 사업 성장에 필수적이었다. 애플은 오랫동안 앱 심사를 통해 기준에 맞지 않는 앱을 금지하며 앱 스토어를 운영해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작년 3월 애플TV를 비롯한 서비스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씨넷)

모바일 앱은 아이폰을 전화기 이상의 기기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최근 애플은 앱 스토어 운영 방식에 대해 전 세계의 규제기관, 경쟁사들로부터 반독점 위반과 관련해 비판을 받아왔고 이에 대한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애플이 iOS 기기에서 애플 제공 앱 이외의 경쟁사 앱을 기본 앱으로 설정할 수 있게 한다면, 최근 제기되고 있는 반독점 관련 소송이나 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블루메일(BlueMail)의 공동창업자 벤 볼라흐(Ven Volach)는 씨넷과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의 이런 조치에 대해 “애플에게는 작은 진화인 것 같다”며, "하지만, 이는 진정한 경쟁이 실제로 일어나도록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블루메일은 애플이 iOS13에 처음으로 도입한 ‘애플로 로그인’ 기능이 블루메일의 공유 메일 기능과 유사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회사다. 애플은 작년 6월 ‘애플로 로그인’ 기능을 발표한 지 며칠 후 맥 앱스토어에서 블루메일 앱을 삭제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블루메일이 애플의 상점 규칙을 준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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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용자가 타사가 제공하는 앱을 다운로그하기까지 너무 많은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용자가 사파리가 아닌 크롬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애플이 강조하는 애플 앱들을 지나쳐 직접 이 앱을 찾고 다운로드해야 하며, 앱을 쓸 때마다 선택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는 새로운 아이폰에 다운로드 되는 앱을 사용자가 설정하는 기능을 제공해 처음부터 타사 앱 크롬이나 블루메일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애플이 진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