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억원에 육박하는 초프리미엄 TV 시장 개척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롤러블 OLED TV를 내세워 차세대 초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두고 한판 붙는다.
■ 삼성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하반기 출시
삼성전자는 올 초 CES에서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더 월’ 75형·88형·93형·110형 라인업을 공개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출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이건재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향후 2년 정도 대형 QLED TV제품으로 시장 1위 위치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지만 차세대 기술을 활용한 추가 제품 라인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마이크로 LED 등 OLED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 프리미엄 TV시장에서의 절대적 위치를 수성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마이크로 LED는 매우 작은 LED다. 기존 대비 약 15배 작아진 초소형 LED 소자가 촘촘하게 배열돼 더욱더 세밀한 화질을 구현한다. 아울러 '모듈러' 방식이 적용돼 사용 목적과 공간 특성에 맞게 다양한 사이즈와 형태로 설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선 비용 문제를 해결 해야 한다. 마이크로 LED 소자 한 개가 하나의 픽셀로, 4K 제품을 예로 들면 총 2천480만 개의 LED 소자가 내장된다. 소자 하나의 가격을 1원이라 가정했을 때 패널 가격만 2천480만원이 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첫 모듈 양산형 146인치 마이크로 LED TV ‘더 월 럭셔리’를 판매했다. 알려진 가격은 4억8천만원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가격도 1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 LG 롤러블 OLED TV, 상반기 출격 준비 완료
LG전자는 대형 OLED 패널을 활용해 TV 폼팩터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롤러블 TV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이다. 디스플레이를 돌돌 말아 보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와 같은 TV 디자인 혁신은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OLED이기에 가능했다.

롤러블 TV는 대형 OLED 대세화와 맞물린다. LG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의 핵심·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롤러블에 최적화된 유리 및 편광판, 특수 박막봉지 등을 개발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광저우 공장의 본격적인 양산은 늦어도 1/4분기 중에 시작된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OLED 라인 본격 가동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LCD TV 사업은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이 공백을 수익 사업인 대형 OLED 패널로 채울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롤러블 TV는 올해 상반기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1억원 안팎으로 관측된다. 다만 광저우 공장 가동을 통한 원가 혁신으로 앞으로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롤러블TV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데 있어 품질이 중요하다"며 "그 부분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내에는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차세대 TV 잡아야 스마트홈 주도권 확보
초프리미엄 TV 시장으로까지 격화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묵은 TV 시장 주도권 다툼은 TV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이 크다. 중국발 TV 저가·물량 공세와 함께 글로벌 TV 시장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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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TV는 홈 IoT(사물인터넷) 시스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마트폰이 외부에서 홈 IOT기기를 제어한다면 내부에서는 TV가 제어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IBK투자증권 이건재 연구원은 “TV는 전자제품 제조사의 얼굴과 같은 존재”라며 “TV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홈 IoT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전이 TV인 점을 고려했을 때 TV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