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여파…韓 가전기업 영향권

9일께 분수령, 사태 장기화 시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 우려

일반입력 :2020/02/05 15: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되면서 국내 가전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현지에 공장을 둔 기업뿐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다수 업체도 영향권에 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들은 오는 9일까지 기업들에 영업활동 재개를 연기하라고 공고했다. 이에 중국 공장 가동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쑤저우 가전공장을 9일까지 가동 중단할 예정이며, LG전자도 지방정부 방침에 맞춰 생산 재개 일정을 늦추고 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 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분수령은 9일이다. 10일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영업활동을 재개시키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10일부터 중국 현지 공장들의 가동이 재개된다면 단기 수급 이슈에 그칠 수 있는 부분으로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전히 중국 내 신종 코로나가 진정되고 있지 않은 까닭에 중국 부품공장들이 휴업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IT 전시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잇달아 연기나 취소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코웨이와 SK매직, 청호나이스, 위니아대우, 신일 등 국내 대부분 가전기업이 중국에서 일정 부분 부품을 조달한다. 중국발 부품체인에서 자유로운 기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청호나이스도 공기청정기의 경우 2월 생산까지는 무리가 없지만 3월까지 사태가 장기화되면 부품 수급에 일정 부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3~4월은 공기청정기 최대 성수기로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SK매직은 한 달간 생산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부품 재고를 보유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각 사마다 보유한 부품으로 생산에 무리가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각 사마다 보유 재고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신일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신일은 중국 법인을 두는 대신 중국 절강성과 광동성 지역에 있는 공장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신일과 MOU를 체결한 중국 공장도 영업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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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 운영에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며 “중국과 우리 정부 그리고 업계의 상황 등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 강정현 선임연구원은 “봄 결혼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예비 신혼부부들이 결혼식을 하반기로 연기할 가능성도 높아지며 ‘결혼특수’ 시기인 4~5월 가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전을 체험해보는 소비자들의 방문 빈도가 낮아져, 온라인 시장에서 (체험을) 대체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려는 제조사들의 노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