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사람 몸에 좋을까, 나쁠까?

“1일 100~250ml 안전...온실 가스 배출은 부정적”

과학입력 :2020/01/28 13:29    수정: 2020/01/30 13:23

우유는 일반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몸에 나쁜 영향이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IT 전문매체 기가진은 “실제로 우유는 몸에 좋은지, 아니면 나쁜지”라는 질문에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가 해설한 동영상을 28일 소개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우유에 대해 "건강한 뼈를 위해 필수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암을 일으켜 요절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포유류는 태어난 직후 소화 기능이 발달하지 않고 작기 때문에 모유를 먹고 성장해야 한다. 모유는 미네랄 지방, 비타민, 그리고 락토오스(유당)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이 양분 이외에 감염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기능을 갖고 체내의 면역 체계를 정상화 해주는 항체 및 단백질도 풍부하다.

다양한 영양을 가진 모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모체에 부담이 가해지는 행위다. 인간의 아이는 성장하면서 모유를 섭취를 중단하고 성인과 같은 것을 먹게 된다.

‘태어난 직후 모유로 성장하고, 점차 성인과 같은 것을 먹고 성장한다’는 것은 인류에서 오랫동안 계속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약 1만1천년 전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면서 젖을 짜기 위해 염소, 양, 소 등의 가축을 기르고 부터 ‘모유로 성장’이라는 과정에 변화가 생긴다.

이런 가축은 인간이 먹을 수없는 잡초를 먹어 영양도 풍부하고 맛있는 음식(우유)으로 변환해주는 생물이었다. 생존조차 어려웠던 시대에 우유는 우수한 음식이었던 셈이다.

그러다 ‘우유를 섭취한다’라는 문화를 가진 그룹에 유전적 변화가 생기게 됐다. 그 변화는 ‘락타아제’라는 효소에 관련된 것이다. 유아는 락타아제를 체내에서 생산 가능한데, 락타아제는 유당을 분해해 우유를 쉽게 소화 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유전적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그룹은 성장하면서 락타아제를 체내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유당 불내증’이 됐다.

유당 불내증의 사람은 하루에 150ml 우유보다 많은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소화 할 수 없다. 세계적으로 보면 약 65%가 유당 불내증이다. 그러나 그 통계는 편향돼 있어 동아시아 등약 90%에 달하는 지역도 있고, 유럽과 미국처럼 유당 불내증의 사람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지역도 있다.

쿠르츠게작트 동영상 캡처

이런 비대칭은 시작은 돌연변이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이 돼서도 락타아제를 생산하는 능력은 농경문화 수렵 문화를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진화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유를 마시는 문화는 수천 년 이상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우유와 건강 효과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이 나오면서 우유 건강 효과에 대한 논쟁이 활발해 지고 있다.

'나쁜 효과'에 대한 주장으로는 ‘뼈가 약해진다’, ‘암’, ‘순환기 질환’, ‘알레르기’ 등 다양하다.

1989년의 연구는 우유의 섭취와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관련이 있다고 했지만, 메타 분석 을 이용한 2005년의 연구는 ‘우유는 암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우유에 포함 된 칼슘이 직장암의 위험을 낮출 수있다’는 연구도 2012년에 등장했다.

반면 “하루에 1.25 리터 이상의 우유를 섭취하면 전립선암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발표되는 등 연구를 통해 "우유가 몸에 좋은 건지 나쁜 건지"에 대한 해석은 제각각이다.

모든 연구에 대해 공통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1일 100ml에서 250ml’의 섭취량이라면 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없다는 것. 2013년 메타 분석 연구는 유제품과 심장병, 뇌졸중, 사망률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또 2012년의 연구는 유제품을 섭취하는 사람은 고혈압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가 하면, 뼈에 대한 많은 연구에서는 ‘우유를 마셔도 뼈에 장점도 단점도 없다’는 결론이 있다.

시판되는 우유와 관련된 불안 요소로 농약과 항생제, 호르몬제 등의 화학 약품이 존재한다. 그러나 호르몬제와 같은 양의 호르몬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5천 리터 정도의 우유를 마실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만일 5천리터를 마신다 해도 호르몬은 흡수되기 전에 파괴돼 버리기 때문에 “호르몬을 섭취 할지도 모른다”는 것은 필요 없는 걱정이다.

농약이나 항생제에 대해서는 전세계 대부분에 관련된 규제가 존재하고 ‘완전히 무해’한 우유만 출하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한편, 유제품에 대한 알레르기나 유당 불내증에 의한 생리적 반응으로 여드름과 위장의 불쾌감은 현실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2018년의 연구는 지방 우유가 여드름 발생률을 24%나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제품에 대한 알레르기를 안고 있는 아이는 독일의 경우 18명 중 1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알레르기는 성장함에 따라 완화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농경이 어려운 지역에서 우유는 특히 귀중한 칼로리 원이다. 선진국에서도 유당 불내증과 알레르기를 앓고 있지 않는 한 우유는 무해한 음식이다. 특히 어린이에게 칼슘을 섭취하는 데 중요하며 채식에 있어서도 비타민 B를 섭취 할 수있는 일반적인 음식이다.

물론 “우유를 먹어야만 건강해질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우유로 섭취 할 수 있는 영양은 다른 식품으로도 섭취 할 수 있다.

한편, 우유 산업에 관해서는 다른 얘기가 가능하다. 우유 생산은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농경지의 약 33%가 젖소 등 가축의 방목에 사용되고 있으며, 우유 산업은 온실 가스 총 배출량의 3%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전 세계 비행기의 총 배출량보다 많다.

젖소의 열악한 사육 환경 문제도 있다. 젖소는 출생하자마자 어머니로부터 격리돼 임신 기간이 끝날 때마다 인공 수정을 통해 임신시킬 수 착유된다. 자연 환경에서 소는 10년에서 15 년 정도 살 수 있지만, 젖소의 평균 수명은 5, 6년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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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유와 관련된 논의는 복잡하다. 유당 불내증과 알레르기를 발생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음식으로, 농경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중요한 열량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유 산업은 젖소에 열악한 환경을 강요하고 있을뿐 아니라, 지구에 악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