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와 관련해 2차 조사위원회의 원인 규명 발표가 임박했다. 공식 발표는 이달 말께로 예상된다. 1차 조사 당시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에서 제외된 배터리 제조 결함이 화재 원인에 포함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1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2차 원인조사위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최종회의를 열고 조사보고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조사위는 ESS 화재사고와 관련된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소명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한 후 이달 말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ESS 화재 건수는 총 28건이다.
1차 조사위는 지난해 6월 발표 당시 "실증조사 과정에서 1개 제조사의 일부 베터리 셀(Cell)에서 제조 결함을 확인, 실제 발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실험을 통해 결함이 있는 셀을 자체 제작, 충·방전을 180회 반복 수행했음에도 발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게 설명의 근거다.
오히려 조사위는 시험을 통해 배터리 외부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배터리 보호시스템에서 단락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냈다.
이에 ESS 화재 원인은 배터리 내부 결함을 제외한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총 4가지로 규정됐다. 다만 이후에도 충남 예산을 시작으로 5건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조사위의 발표에 대한 신뢰성이 추락했다.
2차 조사위는 지난해 1차 조사위의 발표 이후 발생한 5건의 화재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사위는 1차 원인 규명과 배터리 제조사의 안전대책 발표에도 화재가 끊이지 않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조사위가 이달 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재 원인은 ▲배터리 보호시스템, 통합제어시스템 미흡과 운영·설치상 부주의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 등 ESS 탑재 부품의 제조상의 결함 등으로 전망된다. 이 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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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는 1차 조사위의 발표와 동일하고, 후자는 2차 조사위가 다시 원점에서 검토해 조사 중"이라며 "물론 조사위가 두 가지 요인을 모두 포함한 '복합적인 원인'으로 조사 결과를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2차 조사위는 지난 조사위가 직접적인 원인에 포함하지 않은 '배터리의 제조상 결함'을 화재 원인으로 볼 수 있느냐를 두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조사 중에 배터리 셀 결함이 나타났지만, 앞서 진행한 실험에서 발화로 이어지지 않은 점도 내부적으로 고려 중이다. 일부 배터리 제조사는 자사 제품이 탑재된 개별 사고와 관련해 제조상 결함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