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비자'가 1초 당 6만5천건, 분 당 390만건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트너사들에게 오픈뱅킹·마이데이터와 같은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빅데이터 맞춤 컨설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년 비자코리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비자코리아 패트릭 윤 사장은 올해 역점 추진 사업으로 ▲결제 데이터 분석 역량을 담은 빅데이터 기반 컨설팅 ▲개인 간 개인 해외 송금 ▲디지털 파트너, 핀테크 협업 확대를 꼽았다.
패트릭 윤 사장은 빅데이터 기반 맞춤 컨설팅에 대해 "60년 전 비자도 결제 부문의 핀테크사로 볼 수 있었다. 비자넷은 결제 빅데이터가 축적돼 있고 분석 노하우도 있어 국내 기업과 카드사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며 "현상이 나오는 이유, 많은 회사가 빅데이터로 시도하려는 예측 등을 고차원적인 분석을 제시해 고객 가치를 만들어내겠다"고 설명했다.
비자 네트워크를 통해 1초당 평균 6만5천, 1분당 평균 390만건의 거래가 발생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거래 데이터 규모는 인스타그램에 1분당 올라오는 사진 업로드 수(5만5천건), 넷플릭스 스트리밍 수(69만4천건)에 비해 많다. 비자컨설팅 분석팀(VCA) 팀에 모인 500여명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컨설턴트 등이 내놓은 데이터 분석 결과는 물론이고 각 파트너사가 갖고 있는 데이터 분석팀의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는 부연이다.
비자코리아 유창우 상무는 "국내에도 데이터 애널리스트를 채용했으며, 국내 파트너사의 상황을 분석하고 내부 데이터 분석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달하는 '데이터 협업(Data co-creation)'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오픈뱅킹이 시행되면서 파트너사들의 빅데이터 분석 컨설팅에 대한 수요도 증가세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고루 갖춰져 있다 보니 비자코리아에 대한 주목도도 집중되고 있다.
패트릭 윤 사장은 "2019년 초만 해도 한국은 오픈뱅킹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해 별 얘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오픈뱅킹이 가장 활성화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마이데이터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성공 사례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비자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자코리아의 파트너사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금융산업 흐름을 꿰뚫을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컨설팅을 가장 많이 의뢰하는 상태다. 유창우 상무는 "마이데이에 대해 카드사가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초개인화 마케팅도 주요 화두"라며 "개인신용평가가 등급에서 점수제로 바뀌는데 이에 대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 채권 관리 등에 대해서도 빅데이터 분석이 접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빅데이터 컨설팅 외에 비자는 올해 상반기 중 개인 간 개인 해외 송금 서비스 '비자 다이렉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비자 다이렉트는 150여개 국가서 개인의 카드나 계좌번호 만으로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비자코리아 이주연 부사장은 "개인 간 개인 해외 송금과 관련해 규제 이슈는 어느 정도 정비돼 올해 상반기 내 국내서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법인 간, 개인 간 해외 송금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려고 하는데, 블록체인을 통해 굉장히 큰 규모의 트랜젝션을 투명하게 하고 비자의 보안 솔루션과 합쳐 안전하게 하려는 관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통해 신한은행과 파일럿 서비스를 했으며, 국내 적용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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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비자코리아는 국내 핀테크 업체들과의 교감도 높인다. 비자코리아는 2019년 12월 사무실을 을지로 센터원으로 이전했으며 이곳에 '비자 이노베이션 스테이션'을 구축 중이다. 패트릭 윤 사장은 "센터가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핵심가치를 갖고 협업하고, 문제점을 해결해 솔루션을 만드는 지가 중요하다"며 "2019년 말에도 한국핀테크지원센터 등과 싱가포르의 핀테크 페스티벌에 참석했으며 스타트업 한 군데가 비자 라이선스 선불 카드 발급자가 됐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주연 부사장은 "핀테크, 빅테크들이 갖고 있었던 결제 서비스는 자신이 보유한 네트워크 상에서 하다보니 가맹점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비자는 각 디지털 결제 업체들이 한정적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비자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글로벌 가맹점에서 쓸 수 있도록 돕는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