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롤러블 TV 회사가 폴더블폰 못 하겠나"

취임 후 첫 CES 기자간담회..."디지털 전환 더 과감히 추진"

홈&모바일입력 :2020/01/09 11:46    수정: 2020/01/09 15:06

[라스베이거스(미국)=권혜미 기자] “디지털 전환은 변화와 성장, 즉 지속가능한 성장의 초석이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O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 권봉석 사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함으로써 고객 및 시장의 파괴적인 변화에 적응하거나 이를 추진하는 지속적인 프로세스를 뜻한다.

권 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설명하며 “간편식을 예로 들면 조리법대로 사람이 행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전자레인지로 전송하면 고객이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리되는 식”이라며 “그런 것들을 자꾸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 (사진=LG전자)

다음은 권봉석 사장과 일문일답.

Q. 대표 취임 이후 첫 CES다. 부스를 좀 둘러봤나.

“같은 제품이 너무 많다. LG전자 인스타뷰 냉장고의 전면 디스플레이 방식은 글로벌 표준이 된 것 같다. 심지어 특허를 보유한 트윈워시도 여러 전시 부스에서 확인 가능하다. 카피를 너무 빨리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진입장벽이 필요하다.”

Q. 취임 후 수익을 전제로 한 성장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기조 변화는 없다. 다만 디테일에서는 변화가 있다. 작년 CES에서 박일평 CTO가 인공지능 중심으로 개방, 접점, 진화를 추구하겠다고 기조연설한 바 있다. 개방 부문은 상당 부분 완료됐다. LG전자의 씽큐와 구글, 아마존 등과 개방적 협력을 통한 최고의 인공지능 기기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은 지킨 것 같다. 두 번째 접점은 남았다. 각종 스마트 기기. 클라우드 IoT. 이런 걸로 연결해서 LG전자가 제공하는 스마트 기기들이 연결됐을 때, 고객 가치를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한다. 올해는 개방에 이어 접점 부문에 집중한다. 접점이 갖춰지면 고객 가치가 새롭게 진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

Q.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용단을 내렸다. 가전 등도 생산지를 옮길 생각이 있나.

“H&A는 여전히 창원에 메인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다만, 생산지가 한국에 있던, 해외로 옮기던 생산지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많이 바꿀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장이 남아있을지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생산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Q. 로봇 출시 계획은.

“로봇은 산업용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로봇으로 나뉜다. 후자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무인점포 은행처럼 식당도 무인식당이 되는 개념이다. 여러 업체 인수를 하기도 했다. 기술을 종합해 금년 하반기에 구체적인 말씀 드리겠다.”

Q. 건조기 이슈로 LG전자 브랜드 이미지 타격 우려가 있다. 극복 방안은.

“우선 건조기 관련해 어떤 이유이든 고객들께 많은 불편을 느끼게 한 점 진심으로 사죄한다. 다만 몇 가지 팩트를 정리해 보면 소비자보호원이나 여러 정부 기관에서도 고객들께서 불편한 점을 느끼는 것은 건조기 핵심 기능과 별개다. 변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본질적 문제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고객에 대한 보상 문제도 논의됐지만 불편 느낀 고객께 적은 금액의 보상액을 드리는 것보다 소보원 제안보다 더 큰 10년 무상 수리를 제공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비용 관점에서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대책이다. 문제 일으킨 부분에 대해 향후 10년간 품질개선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Q. 지난해 출시한다고 했던 롤러블 올레드 TV는 언제 출시되나.

“지난해 올레드가 전체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모자랐다. 또 롤러블이 폴더블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제품으로 신뢰성 확보에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광저우 올레드 공장으로 케파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빠르면 상반기 늦어도 3분기 이전에는 출시할 계획이다.”

Q. 폴더블 시장 대응은.

“폴더블을 안 할 것 같나. 못 할 것 같나. 롤러블 TV 갖고 있는 회사가 왜 폴더블을 안 하겠나. 경쟁 업체 시각은 다른 것 같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변화를 줄 생각이다.”

Q. 인공지능 관련해 국내외 글로벌 업체와 협업할 계획은.

“글로벌 업체와 협력이 아닌 지역에 맞는 특정 로컬 업체와 협력은 필수적으로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LG전자는 서울대 인공지능 연구소와 산학협력, 미국 조셉림 교수 영입 등 알게 모르게 2단계 제품을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Q. MC 부문 턴어라운드 시기는.

“작년 이 자리에서 2021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지금도 그 일정 목표에 변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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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 보완책이 있나.

“제조업은 4분기 실적이 악화되는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특가 프로모션이 시작되는 등 최저 가격으로 최고 매출이 일어나는 시기다. 영업이익률 면에서 보면 악화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1분기엔 또 호전되는 것을 보셨을 것이다. 본질적인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