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정부가 게임업계의 자율에 맡겼던 지금까지와 달리 확률형아이템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통해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를 무시하는 행보를 이어왔던 해외 게임사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와 방안이 마련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부친 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두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게임 내 확률형아이템 확률을 공개하는 조문을 포함시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6일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21일까지 행정예고를 진행 중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게임 아이템을 포함한 확률형 상품 전반의 확률 정보를 강제로 공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에게는 과태료와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최고 영업정지까지 지시할 수 있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칫 제기될 수 있는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이중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안건에 대해 세심하게 접근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요청으로 법제처와 논의해 다른 법률에 해당 규정이 있을 경우에는 해당 법을 따른다는 문구를 조문에 포함시켜 이중규제 문제를 원천차단했다.
이렇듯 정부 기관이 연이어 확률형아이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그간 게임업계가 주도한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임정책자율기구가 매달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 명단을 공개하고 꾸준한 모니터링을 이어왔지만 미준수 게임사에 대한 불이익을 줄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꼬리표처럼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의 뒤를 따라다녔다.
특히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를 사실상 무시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온 해외 게임사는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실효성 논란을 더욱 부추켰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공개한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22종 중 20종이 외산 게임이었다. 특히 도타2와 클래시로얄, 총기시대 등 게임 3종은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가 시행된 후 단 한번도 정책을 준수하지 않았다.
정부 기관이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게임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준수 시에도 기업명이 공개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부담이 없던 기존 자율규제와 달리 최대 영업정지까지 꺼내든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은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세부 시행안이 어떻게 나오는 지를 봐야겠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대부분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를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확률을 표기하는 수준에서는 이를 따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라며 "다만 미준수 시에 확실한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시 한번 스스로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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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에 대한 적용만큼이나 사실상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를 무시하는 해외 게임사에 대한 엄격한 적용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자칫 역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평한 정책 적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현재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실효성 논란을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는 해외 게임사의 안하무인식 사업 진행이다. 이들 게임사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근거와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저 자율규제의 주체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로 바뀔 뿐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