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이 결정되지 않아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 중인 IBK기업은행과, 은행장 임기는 남았지만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 분리 경영을 시도하는 우리은행이 빠른 시일 내 은행장을 결정, 조직 전열을 가다듬는다.
2일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은행장 인선이 이르면 다음 주 안으로 가닥이 잡힐 예정이다.
기업은행 측은 인사와 조직개편이 모두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적어도 다음 주, 늦어도 임상현 전무(수석 부행장)의 임기 만료일인 오는 20일까지 은행장 인선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지난해 12월 27일 3년 임기를 마쳤다. 이 뒤를 이을 은행장이 결정되지 않아 임상현 전무가 은행장 자리를 대행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부행장 세 명의 임기도 끝나기 때문에 20일 전에 은행장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만약 직무대행인 임상현 전무의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은행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법원에 일시 상임위원회를 요청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상임이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장 자리는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획재정부가 지분 53.2%를 보유한 국책은행이기 때문이다.
이번 은행장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은행과 무관한 업무를 수행했던 관(官) 출신 임명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 중 유력 후보로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반장식), 전 청와대 경제수석(윤종원) 등이 거론됐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에서는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기업은행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기업은행은 시중은행의 성격에 가까운데, 은행업 전반의 이해도가 없는 관 인사가 올 경우 교육에만 1년 이상이 걸린다"며 "조직서 성장해왔던 사람이 은행을 이끄는 자율경영이 노조가 주장하는 바 이며, 적어도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은행장이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은 과거 윤용로 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은행장으로 낸 이후, 내부 인사가 은행장이 돼 왔다. 윤 전 은행장이 임기 만료 후에도 내부 인사가 은행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에 따라 조준희 전 행장이 직무대행을 하다, 은행장으로 선임된 전례가 있다. 이후 권선주, 김도진 전 행장이 모두 내부 출신 은행장이 됐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겸임체제였으나, 이를 분리 경영하기로 하면서 은행장을 선출해야 한다. 손태승 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말이지만, 우리지주 회장 후보로 단독 추대돼 우리은행장도 새로 뽑아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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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내 자회사 대표를 뽑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를 연 후 우리은행장 후보를 우선 추천한 뒤 자회사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한다. 현재 우리은행장 임기보다는 우리지주 내 일부 자회사 대표 임기가 이미 끝난 상태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빠른 시일 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주 내 규모가 큰 자회사인 우리카드 정원재 대표, 우리종금 조운행 대표의 임기는 2019년 12월말에 끝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이사 임기 등을 고려했을 때 이달 안으로 우리은행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 안정이 됐다고 평가받는 만큼 인선에 잡음은 과거보다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