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탄핵안 가결…트럼프, 어떻게 되나

내년 1월 상원 탄핵심판…3분의 2 찬성해야 '해임'

방송/통신입력 :2019/12/19 14:44    수정: 2019/12/19 15:3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하원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로써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미국 하원은 18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고 폴리티코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의회는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등 두 가지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먼저 표결을 한 권력 남용 부분에 대해선 찬성 230표, 반대 197표로 과반수를 넘었다. 의회 방해 혐의 역시 찬성 229표, 반대 198표로 통과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ZDNet)

■ 앤드루 존슨·빌 클린턴 이어 세 번째로 하원서 탄핵

미국 역사상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에 이어 하원에서 탄핵된 세 번째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하원에 탄핵안이 상정되기 직전 사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한 직후 "오늘은 미국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9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탄핵에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존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압박한 사실이 공개되자 탄핵 찬성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결국 펠로시 의장이 탄핵 조사 시작을 선언한 지 85일 만에 탄핵소추안의 하원 본회의를 통과하게 됐다.

(사진=미국 하원 공식 페이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은 상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상원에는 내년 1월 경 탄핵안이 상정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첼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지난 17일 “이번 주말쯤 상원 탄핵 심판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현재로선 트럼프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던 앤드루 존슨과 빌 클린턴 대통령은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대통령직을 유지했다.

트럼프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아예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상원이 트럼프를 쫓아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전망했다.

■ 상원은 공화당이 지배…'3분의 2 찬성' 사실상 불가능

탄핵안을 통과시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탄핵안을 당장 공화당으로 보내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표결 직후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지 지켜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 심판 절차를 미루는 것은 상원에서 공정한 심판이 이루어지지 않을 위험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상원을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원에 배정된 100석의 의석 중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의석은 47석에 불과하다.

과반수 찬성으로 탄핵 소추가 통과되는 하원과 달리 상원 탄핵심판에선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따라서 현 의석 구도에선 민주당 의원 전원 찬성에 공화당에서 20명 가량 이탈해야만 탄핵안이 통과된다.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미국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트럼프 공식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된 것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존 바이든 전 대통령 조사를 촉구한 때문이다. 특히 4억 달러에 이르는 군사 원조 대가로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부분이 ‘권력 남용’에 해당되는 것으로 민주당 측에선 보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관련 인사들에게 의회 조사에 협조하지 않도록 압박한 ‘의회방해’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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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트럼프의 행위는 헌법을 유린하고, 미국 차기 선거를 계속 위협하는 처사다”면서 “트럼프를 탄핵하고 대통령 직을 파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 쪽에선 민주당이 곧바로 탄핵 절차에 들어간 것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를 낙선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