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어김없이 굿인터넷클럽이 열렸습니다. 12월의 굿인터넷클럽은 평소와 다른 시간에 시작했습니다. 오후 4시라는 느즈막한 시간에 굿인터넷클럽이 열린 이유는 이번 클럽이 올해의 마지막으로 문을 열기 때문이었습니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조금 여유로운 시간에 따뜻한 차와 쿠키로 시작한 이번 굿인터넷클럽의 주제는 ‘2019년을 뜨겁게 했던 다섯 가지’였습니다. 올 한해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는 무엇이었는가부터 어떤 이슈들이 앞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 돌아보고 또 점쳐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종의 톱5 또는 톱3 이슈를 꼽는 시간이라고 보셔도 좋겠습니다. 어떤 것들이 올해 중했고, 앞으로도 중하게 될 것일까요?
■ 페이스북 승소가 남긴 것
김국현 대표(에디토이): 오늘의 진행은 2019년의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다섯 가지 이슈를 뽑아내는 자리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미래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을까 싶거든요. 여기 계신 분들 각자가 2019년을 겪으면서 느끼거나 겪었던 점도 있을 것이고, 이 중에서 우리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여러 이슈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듭니다만, 한 두 개 정도 , 2019년에 이게 정말 대 사건이다 혹은 우리가 함께 다시 생각해봐야 될 것 이다와 같은 것들을 짚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총장님, 망 관련해 자기소개 때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을 한 번 정리해볼까요?
박성호 총장(인터넷기업협회):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이 통신사들이 망을 구축하고 정부가 이끌면서 통신 3사와 함께 시작하다보니까 통신사가 일종의 기득권을 형성한 상태로 시작하게 됐죠. 그 뒤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콘텐츠 제공사(CP)들이 급성장을 한 이후에 CP와 통신사가 상생에 대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통신사는 기존의 망에 편승해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표적인 것이 2016년에 있었던 상호접속고시입니다. 세계의 99.8퍼센트 이상의 국가들이 무정산 원칙을 채택하고 있는데 우리만 그때 유일하게 상호접속고시를 채택하면서 전체적으로 망 이용료 수준이 올라갔고, 세계에서 최상위의 망 이용료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은 생태계에 특히, 스타트업들한테 굉장히 큰 산업 장벽이 되기 때문에 이걸 낮춰달라고 저희들이 꾸준히 요구를 했었고요. 이제 정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CP들과 통신사들의 갈등이 망 이용료 가이드라인이라는 형태로 정부에서 중재를 하려고 하는데요. 사실, 그 가이드라인 내용도 통신사에게 유리하고 CP들에게 불리한 내용들이 담겨있는 상황이라 저희 협회를 비롯한 CP진영에서는 제정 자체에 반대를 하고 있고요. 지금도 논의는 계속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통신사가 망을 깔고, 비유하자면 도로를 깐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서 꽃을 피우는 것은 CP들이 꽃을 피워야 되는데 이 CP들의 성장에 저해가 되는 그런 제도들은 빨리 타파를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뜩이나 스타트업이나 유니콘들이 미국, 중국 위주로 나오고 있고 한국에서는 굉장히 저조한 상황이라 걱정이 되는거죠. 망과 관련해 제도적 장벽들을 빨리 없애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에서 올해 굉장히 전력투구를 했고요.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같은 이슈에 국민 여러분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신다면 통신사 위주로 가는 이 정책에 좀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국현 대표: 대다수의 국민들은 사실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이 같은 망 이용료 이슈에 대해 “나랑 무슨 상관이 있지?”라는 생각을 하시거든요.
박성호 총장: 사실은 국내 CP 시장에서는 글로벌 CP들에 비해 망 이용료를 너무 많이 내고 있어서 역차별 아니냐하고 문제 제기로 시작된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정부나 국회에서는 글로벌 CP들도 국내 업체처럼 많이 내라는 결론을 내시긴 했는데.(웃음) 글로벌 기업한테는 받지 못하고, 제도는 유지되다 보면 국내 CP들이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죠. 저희는 근본적으로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우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고요. 역차별은 사실 두 번째 이슈인 것 같아요.
김국현 대표: 우리도 그런 비용을 내지 않고 외국처럼 제대로 된 인터넷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더니, 비용을 낮추는 대신 외국 기업에게 동일한 비용을 받으려고 했다가 그게 바뀌지 않는 상황이군요.
박성호 총장: 네, 이 같은 이유로 저는 망 이용료와 관련한 페이스북 승소를 올해의 가장 주목할 만한 이슈로 꼽았습니다.
김국현 대표: 페이스북 승소와 망 이용료 이슈가 관련성이 있는 것이죠?
박성호 총장: 상호접속고시 때문에 망 이용료를 결국은 통신사가 CP로부터 받아가지고 타 통신사한테 주는 제도를 하다 보니, KT와 갈등이 생겼던 것이고 그래서 KT가 페이스북에 많은 망 이용료를 요구하다보니 페이스북이 우회경로를 통해서 망 품질이 떨어진 이슈거든요. 결국 망 품질은 원래 통신사가 책임지도록 돼있는데 이게 CP가 지도록 자꾸 시도를 하는 거죠. 이에 대해서 법원이 정확하게 망의 유지 관리 및 품질은 통신사 책임이고 통신사는 이용자로부터 콘텐츠 이용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CP한테 넘기는 것은 잘못됐다고 판결에서 적시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굉장히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국현 대표: 아까 99.8퍼센트라고 말씀 주셨는데, 무정산 원칙이 사실 글로벌한 관점에서는 당연한 시각인데 한국에서는 적용이 안 되니 소송까지 갔었던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다른 두 분은 이 망 이용료 이슈가 올해의 주요 이슈에 들어갈 만 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현경 교수(서울과기대): 우선 망이란 것은 인터넷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물리적 환경이죠. 그래서 망을 둘러싼 이슈는 부가통신사업자, CP 또는 플랫폼 사업자라 불리는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망을 일종의 공공재로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망 사업자를 엄격하게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가가 독점적 시장을 만든 것이죠. 그래서 그들에게 큰 공적의무를 부담하게 한 것이고, 또 그들이 재정적 압박을 받을 때는 당연히 국가의 공적 재정이 들어가야 됩니다. 망 이라는 인프라가 공공재이기 때문에. 그 망을 기반으로 해서 여러 가지 전자상거래, 콘텐츠 등의 사업들을 꽃피우고 있거든요. OTT도 마찬가지죠. 이런 망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들이 공정한 경쟁이 되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 이런 국가의 책무가 흐트러졌는가 생각해보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준을 갖고 들어온 것이고, 이 같은 기준을 들고 온데에는 외국 플랫폼이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건승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히 작용을 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상호접속고시가, 상호정산방식으로 개정되기 전에 GCC라는 구글의 글로벌 캐시 서버를 통신 3사가 설치해줬거든요. 분명히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정부가 미처 예측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렇게 근시안적으로 정책을 수립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국가가 통신망 정책에 있어서 망은 모든 부가사업의 기반이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국현 대표: 통신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아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죠?
김현경 교수: 통신사는 여러 사업을 함에 있어서 정부의 개입이 강력히 적용되는 분야죠. 정부의 통신망과 관련된 정책을 기업 입장에서는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고 상호접속고시라는 정산방식이 글로벌에서는 전혀 통용되지 않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관행으로 법에다 규정을 해줬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기간 통신사업자, 망사업자를 국가에서 허가해주는 사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국가의 통신망 정책이 통신 사업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라는 생각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다릅니다. 구글은 대표적인 망 사업자죠. 저는 국가의 통신망 정책에 있어서 실책이 있었다라고 생각합니다.
김국현 대표: 정리를 해보자면, 그동안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서 새롭게 무엇인가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장 환경이 통신사와 정부에 의해 장기간 강요돼 왔었는데 올해 조금씩 이를 바꿀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 예로 페이스북 승소와 같은 결정이 그 간에 망을 둘러싼 여러 가지 전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데이터라는 연료는 언제쯤
김국현 대표: 그럼, 이 같이 망 이용료를 둘러싼 갈등을 올해의 이슈 후보로 올려놓고 다른 것들은 또 어떤 것이 있을지 들어보겠습니다.
김현경 교수: 단연코 데이터와 관련된, 데이터3법 이슈가 아닐까 합니다.
김국현 대표: 아, 신문에도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이게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요?
김현경 교수: 우선은 계속 될 것이다라고 했는데 과연 20대 국회에서 처리를 할 것인가가 관점이 되고 있는 것 같고요. 사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는 데이터 경제와 관련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생각합니다. 가명처리 정보의 활용이라든지, 유럽과의 데이터 교역을 위한 GDPR 승인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전부 다 관련이 돼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김국현 대표: 현 상황으로서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죠. 그걸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만, 데이터가 중요하죠.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애로사항이 많은 걸로 들었습니다만.
김영덕 상무(롯데액셀러레이터): 개인정보보호라와 관련해 최근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커머스 쪽에서 새벽배송을 하면 어떤 아파트들은 현관에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가야 되잖아요. 그 비밀번호를 알려줘야 들어가니까 알려주죠. 그게 굉장히 보안관점에서는 치명적이잖아요. 그런데 개인정보 관점에서는 이 논리로 기사가 나거나 하면 사실은 반대쪽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디펜스할 방법이 없어요. 최악의 케이스를 항상 예시로 언급하니까요. 사실은 제도라는 것이 항상 보면, 우리가 이상적 사회에서의 제도를 생각해보면 완벽하게 보호돼야 되는데 실제로 완벽하게 보호된다는 것은 비용을 현실세계에서 감당할 수 없는 구조로 가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렇게 못하죠. 못하는데, 일종의 이런 의견을 선도하는 사람들은 마치 완벽하게 해야 되는 것처럼 오도하는 경우가 많고 현실 세계에서는 결국 적절한 리스크와 적절한 비용 사이에 어떤 타협점을 찾아가야 되는 건데 우리 기업 환경에서는 이것을 굉장히 죄악시 합니다. 어느 정도는 보호를 포기하고 활용이 돼야 사회 전체의 편익이 증가한다고 이야기하면 계속 공격받거든요. 그러다보니 법이라는 것이 결국 이상하게 만들어지고 있거든요. 이처럼 여론 자체가 단순하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아서 법을 만드는 것이 실제로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 쉬워서 실제로 사업할 때 너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김국현 대표: 인공지능 시대라고들 많이들 말하잖아요. 결국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데, 그 연료가 데이터잖아요. 기업 현장에서는 굉장히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최근에 시민단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많이 커졌어요. 대안적 고민을 할 겨를이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거든요.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
김현경 교수: 저는 참 우리나라가 모순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데이터 경제라고 이야기하죠. 데이터 경제에 있어서 데이터 거래나 교역이 끊기게 되면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 될 수가 없죠. 그게 이미 지표로 나타나고 있죠. 얼마 전 OECD에서 발표한 기업 내 빅데이터 활용률은 우리나라가 꼴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7년 IMD에서 발표한 것 역시 63개국 중 56위, 데이터 거래는 미국의 1/400 수준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기업의 데이터 처리에 있어서 이렇게 꽁꽁 묶어놓는 동안 여러분들은 이미 여러분들의 정보를 구글과 페이스북에 준 상황이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관대한지 모르겠습니다. 국내 기업 같은 경우는 오히려 집행력도 더 좋아요. 우리나라 기업이 잘못하면 우리나라 집행부, 사법부가 바로 정정하고 과태료를 부여하고 하면 됩니다. 그런데 강하게 집행할 수 있는 우리나라 기업한테는 너무너무 엄격하게 대하면서 외국에 데이터를 주는 것은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고 쉽게 생각하는, 그러면서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한다라는 걸 부르짖는 것은 모순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은 굉장히 힘들게 만들면서 외국 사업자는 굉장히 편리하게 정보를 수집해갈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외국기업한테는 동의에 기반해서 쉽게 정보를 주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처리하는 것은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가 싶습니다. 오히려 국제적으로는 국경 밖의 데이터 이전에 대해서 국가가 모니터링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내국 기업의 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처리에 대해서는 관대한 규범화로 이미 가고 있습니다. GDPR 역시 데이터 경제의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국내외 차이에 대해서 2020년도 에는 정말 오픈된 논의를 통한 합리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누가 스타트업을 작다고 했나
김국현 대표: 데이터 3법, 이 역시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였던 것 같고요. 또 어떤 것들이 2019년에 있었을까요?
김영덕 상무: 저는 뭐 이커머스 쪽에서 오래 일을 오래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를 꼽고자 합니다.
김국현 대표: 맞아요. 올해 이커머스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죠?
김영덕 상무: 네. 마켓컬리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대기업들이 다 따라하고 있고, 쿠팡이 마치 이커머스를 석권할 것 같았는데 네이버 쇼핑이 급부상하고 대기업들이 대응하는 대안들을 내기도 하고, 따라하기도 하고 말이죠. 제가 2000년도부터 2007년도까지 이커머스시장에서 오래 일했었는데, 그때하고 지금하고 조금 양상이 다른 것 같아요. 그때는 우리가 벤처기업이라고 했었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열심히 해도 대기업들이 따라하면 금방 쫓아오더라고요. 굉장히 힘들고 수익구조도 나지 않고 그랬는데, 최근의 비즈니스의 양상은 마켓컬리, 쿠팡으로 대변되는 혁신적인 이머커스 업체들이 시작을 하면 대기업들이 따라가지를 못하더라고요. 확실히 그때와 지금은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국현 대표: 2019년의 특이한 점은 스타트업의 장점이 두드러진다는 것이죠?
김영덕 상무: 왜 그런가하는 생각을 해보면, 예전에는 확실히 대기업들이 갖는 자본의 힘으로 길게 보면 2년 정도하면 자본과 조직의 힘으로 충분히 따라갔단 것 같아요. 지금은 쿠팡, 마켓컬리를 보시면 대규모의 자본을 심지어 대기업보다 더 크게 조달할 수 있는 채널이 생겼어요. 글로벌 VC가 한국에 투자하고, VC들이 대형화 되고 이런 것들이 경쟁의 양상을 굉장히 바꿔놓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고, 산업적으로 보면 혁신을 끌어가는 데는 이런 양상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국현 대표: 요즘에 스타트업들이 기존 기업 못지않게 자본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됐고, 많은 기업들이 그 입지에 도달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 기존의 전통기업이 따라잡지 못하는 레벨이 되려고 말이죠.
김영덕 상무: 그렇죠. 10몇 년 전의 벤처기업들도 일하는 속도나, 혁신은 대기업보다 뛰어 난 것은 사실이었거든요. 지금도 그 속도는 비슷한데 자본이 확실하게 들어오고 그러다 보니까 자본 안정성, 조달 능력이 뛰어나다보니까 대기업보다 더 좋은 인재들이 모이는 선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이전처럼 대기업이 쉽게 스타트업의 성장을 따라가거나 막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박성호 총장: 스타트업 시장 관련된 이야기나 나와서 그런데 또 다른 주목해야 할 이슈를 말씀드리면 저는 라인하고 야후 재팬 공동경영, 합병이 2019년의 큰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시장이 격전지긴 하지만, 전 세계 매출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나라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과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양대 산맥으로 구성돼 있고. 그 틈 사이에 작은 부분을 유럽하고 한국, 일본 세 나라가 뭉쳐서 진영이 재편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 큰 이슈로 생각했고요. 앞으로 이처럼 생존을 위한 공동 경영이 더 많아 질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국현 대표: 뭉쳐야 산다라는 이야기신데, 다른 기업들이 그런 경우가 많나요?
김영덕 상무: 원래 M&A라는 게 대기업이 작은 기업을 하는 거잖아요. 작년부터 시작된 하나의 트렌드가 스타트 업끼리도 하고, 큰 스타트업이 작은 스타트업을 합병하고 하는 것들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 같아요. 저희도 투자한 회사를 보면 급격하게 성장한 회사들은 M&A를 고려해요. 대표들에게 주요한 경영전략으로 각인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빈번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AI와 블록체인은 여전히 뜨거워
김국현 대표: 스타트업 시장에서는 체급을 올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신호로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럼, 지금 우리가 망 이용료, 데이터3법, 스타트업 시장의 변화 같은 것을 올해의 이슈로 꼽아봤는데요. 또 다른 것은 뭐가 있을까요?
박성호 총장: 게임질병코드 도입도 큰 이슈라고 봐야겠죠. 이 이슈 자체가 가지는 상징성이 매우 큰데요. 게임을 근본적으로 유해한 것으로 낙인을 찍게 되면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콘텐츠 전체에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고, 콘텐츠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해야만 하고 결국 플랫폼 기업들이 정화, 통제하는 의무로 이어질 수도 있거든요.
김영덕 상무: 이미 우리나라는 WHO 이전에 규제가 들어가고 있어서, 더 나빠질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저는 당장의 영향보다는 1~2년 후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국현 대표: 또 어떤 이슈가 2019년을 뜨겁게 달궜을까요?
김영덕 상무: 올해 초를 기준으로 하면 블록체인이죠. 암호화폐가 끝없이 올라가다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죠. 다만, 블록체인 기술 관련해서는 굉장히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고 있고 물 밑에서 열심히 하고들 계시거든요. 여전히 많은 인재들이 투입되어 일을 하고 있어서 잠재적으로는 내년이 될지 후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하나의 동력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김국현 대표: 암호화폐는 가라앉았지만 블록체인은 조만간 떠오르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김영덕 상무: 원래 하나의 붐이 일어났다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블록체인은 활용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많거든요. 잘 들여다보면 많은 기업들이 알게 모르게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있고요. 공공도 마찬가지고, 거기에 필요한 여러 가지 플랫폼이나 등이 많이 있죠.
김현경 교수: 저는 결국에는 AI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에 일부 기업에서 1차 면접을 아예 AI 면접을 본다고 하더라고요. 자동화 된 의사처리 결정에 있어서 분명히 하자나 오류가 있을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알고리즘의 투명성, 알고리즘의 공개 이런 이슈들이 막 나오고 있거든요. 사실 기업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영업비밀이고 노출됐을 때 보안문제도 있거든요. 공공이 추구하는 AI서비스와 민간이 추구하는 AI서비스가 확연히 구분돼야 하는데 그런 것 상관없이 중립성,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공개와 차별 이슈들도 많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국현 대표: 네. 오늘 말씀해주신 것들이 결국 내년 트렌드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 같은 부분들이 부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2020년이 되길 바라면서 간담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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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정책 기조가 중요해
평소보다 긴 간담회였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인 만큼 뜨거운 발언들을 쏟아내셨어요. 간담회를 돌이켜보니 정책 관련한 이슈를 많이들 꼽으셨습니다. 올해의 이슈로 가장 먼저 언급된 망 이용료도, 데이터 3법도, 마지막에 슬쩍 언급된 게임질병코드까지. 결국, 인터넷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은 정책과 뗄 수 없는 것이겠지요. 물론,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일겁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조업 등의 다른 산업과는 달리 정책 기조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미치는 산업이란 것을 오늘의 클럽에서 다시 한 번 체감했습니다. 결국, 산업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것은 성장을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정책 기조, 변화와 혁신이 빈번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이 인터넷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는 정책 기조가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이슈라는 생각으로 2019년의 마지막 클럽을 문 닫습니다. 내년에 찾아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