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회장 인선이 막바지다. KT 내외에서 다양한 후보들이 물망에 올랐다.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와 뜨거운 경쟁이 한창이다.
더욱이 미디어 시장에서 유료방송과 통신 산업의 인수, 합병이 화두가 되면서 더욱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총 37명의 후보군이 회장 자리에 출사표를 던졌고, KT의 전·현직과 더불어 장·차관 출신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한국의 통신사업은 KT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KT 독점시대에서 경쟁업체에 전액 지분 투자를 통해 1982년 데이콤(현재 LG U+)과 복점경쟁이 도입됐고, 1990년 중반 100%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이 SK텔레콤에 매각되면서 경쟁이 완성됐다. 이러한 KT는 국가기관 민영화의 대표적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2002년 뉴욕증시에 정부 지분을 상장함으로써 민영화가 진행됐다. 어느 정도 논란이 있지만 SKT, LG U+와의 전방위적인 경쟁을 통해 기업의 운영 효율을 혁신한 결과, 인터넷 및 유선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동통신시장서도 유의미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성공도 좋지만, KT 태생은 국민이 만들고 국민이 함께한 기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산업적 효율성 추구와 함께 국민을 위한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관점에서 차기 KT회장은 다음과 같은 점들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 국민과 KT의 구성원을 위한 혁신을 실천할 수 있는 경영인이어야 한다. 혁신이 추구하는 가치는 ‘더 좋게, 더 빨리, 더 싸게’일 것이다. 원가는 더욱 낮추면서 더 좋은 기능, 더 향상된 성능을 구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혁신의 가치다. 이를 위해 내부를 혁신적으로 구조개혁할 수 있고 국민인 소비자에게 다가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 새로운 방송 통신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KT가 산적해 있는 인수, 합병과 해외 진출, 신기술 개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정보통신업계 주변 인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통신을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시기다.
글로벌 플랫폼경쟁시대, 국내 방송통신 시장에서도 새 판 짜기를 진행 중인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M&A를 서두르는 이유다.
셋째, 국민을 위해 공공의 이익을 충실히 실천할 수 있는 경영인이어야 한다. 작년 KT 아현국사 화재를 회상해 보면 소위 공공 이익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기업의 수익만 추구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KT는 민영화가 됐지만, 여전히 전기통신기본법 상 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의 역할을 준수해야 하는 사업자다. 즉, 국민 통신의 복지 향상은 물론 안전도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새 회장은 이러한 고민을 충실히 해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넷째, 어떤 전문 경영인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진하면서 자기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적당히 일 처리를 하는 '대리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회장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권 입맛이나 외풍으로 자리했던 회장들은 국민 자산을 함부로 매각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정치권 인사의 자제를 불법적으로 고용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따라서 새 회장은 높은 도덕성과 외부 압력을 배제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인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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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원칙을 통해 새로운 회장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배구조위원회와 이사회는 왜곡된 여론에 휩쓸리거나 외풍에 좌우되지 않고 오로지 KT 설립의 근원적 목적인 국민의 방송통신 복지 향상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5G서비스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혁신성, 전문성, 도덕성을 두루 갖춘 경영인을 선임해야 한다. 이를 통해 KT가 국민이 사랑하는 통신사업자,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통신사업자, 국민을 위한 혁신적 포용을 선도하는 통신사업자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