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 3가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3월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 국내 최초로 모델 3를 전시했고, 차량 고객 인도는 8개월 후인 지난 11월부터 시작했다.
카이즈유 수입 신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3는 지난 11월 한 달간 국내에서 1천207대가 등록돼 전체 4위에 올랐다. 모델 3 때문에 테슬라는 브랜드별 판매에서 사상 최초로 5위에 자리하게 됐다.
모델 3 투입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활기를 띈 반면, 아직까지 정부는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정착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법안에 대한 지자체 해석이 엇갈리면서, 해당 법이 유명무실 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눈여겨 볼 만한 점은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영향력 확대다. 배터리 셀 계약을 연장하거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구축하는 등 신형 전기차 판매와 생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올해 전기차 이슈를 차량판매,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문제, 배터리 업체 영역 확장 등으로 정하고, 해당 이슈별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리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판매 기록 넘어선 코나, 부진 지속하는 아이오닉
국내 시장에 판매중인 승용 전기차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EV, 쏘울 부스터 EV ▲한국GM 볼트 EV ▲르노삼성 SM3 Z.E., 트위지 ▲BMW i3 ▲닛산 2세대 리프 ▲테슬라 모델 S, 모델 X, 모델 3 ▲벤츠 EQC 등 총 13종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전기차 내수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12종의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다.
현대차 자료에 따르면, 코나 일렉트릭은 해당 기간동안 총 1만2천987대가 판매됐다. 이 기록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의 누적 판매 기록 1만1천193대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국산 완성차 중 가장 긴 환경부 공인 주행거리(406km)가 다수의 차량 선택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코나 일렉트릭의 월별 판매 기록은 지난해보다 못하다. 11월 코나 일렉트릭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약 70.6% 감소한 852대에 그쳤다. 생산 한계, 내년 페이스리프트 차량 출시 예정 등 다양한 변수가 코나 일렉트릭의 월별 판매 하락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올해 판매 성적은 코나 일렉트릭보다 못하다.
해당 차량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판매 기록은 1천858대에 그친 상황이다. 이는 전년 누계 대비 약 65.1% 감소한 기록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주행거리를 기존보다 35.5% 늘려 271km까지 키운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내놓은 바 있다. 실내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를 코나 일렉트릭보다 더 큰 10.25인치로 늘려 차별화를 이뤄낸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5월 이후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월별 판매 성적은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5월 부분변경 출시 시점 때 135대, 6월 244대, 7월 236대, 8월 390대까지 올라갔으나 9월 154대, 10월 112대, 11월 93대까지 떨어졌다. 신차 출사로 인한 판매 증가 기대감이 약 3개월만 지속된 것이다.
물론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판매 하락도 원인이 있다. 지자체별 구매 보조금이 소진돼 전기차 구매에 대한 명분이 사라졌거나, 차량 판매를 결정한 시기와 비슷한 시점에 더 좋은 전기차가 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가득찼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내년에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를 10.25인치로 키우고, 겨울철 필수 기능으로 손꼽히는 히트 펌프 기능이 기본화 된 코나 일렉트릭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 증가를 위한 별도 전략을 내세우지 못 한 상황이다.
■아직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기아차 전기차 판매
기아차 니로 EV와 쏘울 부스터 EV의 올해 판매 성적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5km 주행 가능한 니로 EV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5천995대가 판매됐다. 12월 판매와 종합하면 2019년 니로 EV 연간 내수 판매는 6천대 선에서 기록될 전망이다. 이 기록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의 누적 판매 기록(3천433대)를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월별 판매 기록을 살펴보면 니로 EV가 국내 전기차 시장을 이끌었다고 보기 어렵다.
기아차에 따르면, 니로 EV는 생산이 다시 시작돼 판매가 이뤄진 시점인 2월 411대가 판매됐고, 3월에 1천44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차량 예약자들의 고객 인도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판매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기아차가 전기차 생산에 대한 별도 대책 등을 내놓지 못하면서, 니로 EV의 판매는 4월 이후부터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니로 EV는 4월 879대, 5월 886대, 6월 737대, 7월 784대, 8월 500대, 9월 382대, 10월 309대, 11월 63대에 그쳤다.
기아차는 지난 9월 니로 EV 200대, 10월 300대 생산을 끝으로 11월부터 해당 차량의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내년에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부분변경 니로 EV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 확대와 전기차 이용객들을 위한 충전 인프라 편의성 강화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니로 EV는 해마다 판매면에서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 할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6km 주행 가능한 쏘울 부스터 EV는 애초부터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릴 수 없는 전기차가 됐다. 기아차가 지난 2월 쏘울 부스터 EV의 연간 생산을 2천대까지만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쏘울 부스터 EV의 사전계약 대수는 연간 생산대수를 뛰어넘는 2천939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부 고객은 올해 안에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에 차량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연결됐다.
쏘울 부스터 EV의 3월~11월 국내 판매량은 1천558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월별로 살펴보면 3월 388대, 4월 361대, 5월 246대, 6월 132대, 7월 109대, 8월 69대, 9월 77대, 10월 93대, 11월 83대다.
■판매 물량 늘렸지만, 전년 누계 대비 20.0% 가까이 떨어진 볼트 EV 판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3km 갈 수 있는 쉐보레 볼트 EV의 올해 국내 판매는 지난해보다 못하다.
한국GM의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볼트 EV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3천693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누계 대비 21.7% 떨어진 기록이다.
한국GM은 전기차 판매 붐을 일으키기 위해 올해 볼트 EV의 판매 물량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판매 물량 확보로 예전처럼 매진 현상을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늘어나고 있는 국내 전기차 관심이 볼트 EV 국내 물량 확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볼트 EV의 1월~11월 판매는 3천693대에 그쳤다. 이대로 가다가 볼트 EV의 올해 연간 판매는 4천대 초반 수준에 머물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GM은 지난 8월 볼트 EV 선적 문제를 겪었지만, 최근 전기차 전용 서비스센터를 97개까지 확대하고 개인 사업자 전용 프로모션까지 진행하는 등 판매 회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11월 볼트 EV 판매량은 69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0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판매량은 현대기아차에 비해 많이 뒤쳐진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생산되는 르노 트위지 판매, 전년 누계 대비 5.9%↑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트위지 판매 상승 효과를 봤다.
트위지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판매량은 1천494대로 전년 누계 대비 5.9% 올랐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한 세단형 전기차인 SM3 Z.E.의 같은 기간 누계 판매량은 7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 떨어졌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0월 1일 부산에서 트위지 생산 기념식을 열었다. 트위지의 세계 유일 생산기지가 될 부산의 가능성을 높게 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같은 달 24일에는 처음으로 트위지 유럽 수출 선적을 개시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트위지의 올해 수출 물량은 423대다.
■고객 인도 첫 달 신기록 세운 모델 3
수입 전기차 판매 중 가장 두각을 보인 차량은 바로 테슬라 모델 3다.
카이즈유 월별 신차등록 통계에 따르면, 모델 3는 올해 11월 1천207대가 국내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자동차 업계의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한 때 일부 언론에서는 테슬라 모델 3의 판매 물량이 800대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으나, 실제 차량 등록대수는 이보다 약 400대 이상 뛰어넘었다.
테슬라코리아는 제주도에 모델 3 판매를 위한 별도 팝업스토어를 만들고, 해당 지역 내에서 모델 3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는 전략을 만든다.
■활기 띄는 초소형 전기차 판매 시장
올해는 또 쎄미시스코 D2, 캠시스 쎄보-C 등 초소형 전기차 판매가 이뤄졌다. 이들의 판매는 내년부터 더 확대될 전망이다.
카이즈유 자료에 따르면 D2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판매량은 165대, 쎄보-C의 경우 33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전기차도 현재까지 208대의 초소형 전기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어떤 전기차가 나오나
올해 출시된 신형 전기차 모델은 총 4종이었지만 내년 국내 출시되는 신형 전기차 수(페이스리프트 포함)는 7종 이상이 된다.
현대기아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르노삼성차는 주행거리를 늘리고 편의사양도 개선한 3세대 조에(ZOE)를 출시한다.
한국GM은 내년에 주행거리가 개선된 2020년형 볼트 EV를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수입차 업계는 포르쉐코리아와 한불모터스 등이 합류한다.
포르쉐코리아는 우선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선 후 내년 하반기에 국내 시장에 타이칸을 인도할 예정이다. 타이칸이 국내 시장에 인도되면, 테슬라 모델 S 등과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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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시트로엥, DS 브랜드 국내 공식 수입원 한불모터스는 내년 국내 시장에 총 3종 이상의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불모터스가 목표로 삼고 있는 전기차 판매 예정 모델은 DS 3 크로스백, 푸조 e208, 푸조 e2008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