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위성백 사장이 현행 5천만원까지로 지정된 예금자 보호 한도의 상향은 업권 간 이해관계가 달라, 상향에 이르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성백 사장은 작년부터 추진했던 착오 송금 반환 업무와 관련해, 개인 소송보다 비용이 적게 들 것으로 예측돼 예금보험공사가 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회 설득 노력을 차근히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10일 서울 여의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출입 기자간담회에서 위성백 사장은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과 같은 사안은 민감한 사항"이라며 "업권 간 이해관계가 다르며, 보호 한도를 올리게 되면 (금융사의) 부담이 커진다"고 운을 뗐다. 위 사장은 "보호 한도가 높아지면 (금융사가 예금보험공사에 지불하는) 보험료가 올라가는데, 이를 올리면서까지 예금자 보호 한도를 상향 조정할 지 등에 대해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은행과 저축은행, 보험, 금융투자사의 일부 상품 등에 대해 5천만원까지 예금자가 낸 원금과 일부 소정의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금자 보호 금액은 각 업권별로 차등 책정된 보험료율에 따라 내는 보험금(부보예금)에서 나온다.
만약, 5천만원 이상을 보장해야할 경우 부보예금도 늘어야 한다. 이 경우 업권 별로 보험료율도 높아져 금융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미뤄지고 있지만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업권은 보험료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다. 또 예금이 늘긴 했지만 은행보다 보험료율이 높은 저축은행에서도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조정을 위한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조정이 뜬금없는 논의는 아니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했을때 5천만원으로 묶어돈 예금자 보호 한도가 적다는 일부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는 5천만원으로 18년째 동결됐다. 이에 대해 위 사장은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조정은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 자세히 말하긴 어렵고, 현재 진행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작년 9월 취임 직후부터 '착오 송금 반환' 업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위성백 사장은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거론했다.
위 사장은 "쟁점은 네 가지인데 ▲정부 출연 ▲금융사 출연 ▲예금보험공사의 수취인 개인 정보 요구 ▲개인 실수로 이뤄진 착오 송금을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냐는 것이었다"며 "정부와 금융사 출연없이 착오 송금 반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음을 장담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잘못 돈을 받은 사람들의 정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는 것이 최근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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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장은 "잘못된 입금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전화번호는 최소한 알아야 안내할 수 있다"면서 "공공기관은 개인정보를 보호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며, 개인 간 소송보다 비용이 훨씬 적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업무를 하려는 본질이 있다"고 강조했다.
착오 송금 반환의 경우 잘못 돈을 보낸 사람이 은행에 이를 얘기한 후, 예금보험공사가 나서서 잘못 돈을 받은 사람에게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업무다. 현재는 착오 송금 발생 시 개인이 경찰서 등을 방문한 후 은행에 관련 서류를 제출, 은행에서 잘못 돈을 받은 이에게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돼 있다.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면 소송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예금보험공사는 이 업무를 대리해 진행하고 잘못 돈을 받은 사람이 자진해 돌려줄 경우에는 수수료 없이, 시일이 소요될 경우 비용이 든 만큼만 수수료를 받고 착오 송금을 돌려주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