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이끄는 실리콘카바이드의 상용화

전문가 칼럼입력 :2019/12/10 15:33

전성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이사
전성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이사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겁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고전압 사용 분야뿐만 아니라 전자기기 산업 전반에서 전력반도체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처리하고 제어하는 반도체로 효율적인 전력 사용이 필수적이다. SiC는 기존 반도체 소재로 사용됐던 실리콘(Si)보다 훨씬 더 탁월한 성능으로 핵심 소재로 자리 잡았다.

기본적으로 SiC는 모스경도 9.3으로 모스경도 10인 다이아몬드에 비견될 정도로 강도가 매우 높아 안정적이며, 고효율 제품을 구현한다. 즉, 버티는 힘이 Si보다 10배 정도 강해 매우 높은 전압까지 견딜 수 있다. 10배 더 작은 크기로도 동일한 전압 효과가 가능하다. 저항은 Si의 1/300에 불과해 전력 손실이 적고 전기가 훨씬 더 잘 통한다. 온도에 대한 전도성이 좋아 고온에도 강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동작을 시켜도 손실이 적다.

이는 전장용 반도체에 적합한 특성이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차가 증가하면서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강도가 낮은 Si은 고열과 고전압, 진동에 취약해 차량용 소재로 쓰이기 어려웠다. 따라서 훨씬 작은 크기와 무게로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손실은 줄여주는 SiC가 각광받게 되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 서버, 스토리지, UPS가 집적되는 데이터센터, 항공우주 등 고부가가치의 산업용 시장에서도 SiC의 고효율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SiC의 활용은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다.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기존 Si와 달리 SiC는 고정밀도의 고온 처리가 필요하고, 고강도의 기판(substrate)를 처리하는 과정도 어렵다. 여기에 복잡한 고가 장비가 필요하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따라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SiC의 생산량을 확대하여 가격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이다.

SiC의 가격 인하를 위해서는 우선 우수한 SiC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SiC는 불순물이 많고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수율을 달성하는 것이 어렵다. 상당한 경험과 기술 개발이 선행되지 않으면 제품의 완성도와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주요 SiC 제조업체들은 오랜 기간 집중적인 연구 및 투자를 진행해 기술력을 높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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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생산량이 제한된 SiC의 경우, 자체 생산라인으로 대량생산의 기반을 구축하는 방안 외에도 SiC 웨이퍼 제조사와의 협력이나 인수를 통해 공급 유연성을 확대할 수 있다. 신속한 전략과 투자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과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SiC 기술은 제품의 신뢰성이 더욱 중시된다. 저전력, 고성능, 다기능 소재인 SiC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력의 축적과 생산력의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충분한 검증과 안정화 과정으로 다양한 고객들과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성환 (現)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이사

(現)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파워&디스크리트 코리아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