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규제 완화가 내 소신"

은행 지나치게 건전성 추구 쓴소리도

금융입력 :2019/11/29 09:47    수정: 2019/11/29 09:48

금융위원회 은성수 위원장이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소신을 밝히면서도, 현실에서 불거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를 확 풀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규제 완화를 한다고 (금융위에) 왔는데 규제 완화가 되지 않았다. 소신은 규제 완화"라면서 "사건은 여기저기서 터지고 저금리이다 보니 가계와 기업도 불만이고 금융당국도 행복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은 위원장은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시장과 당국 간 숨바꼭질이 계속되며 규제하는 것이 즐겁진 않다"며 "금융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회나 금융시스템이 다양하게 바뀌다보니 우회하는 부분이 나타나 취지대로 확 풀어주는 게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은 있다"고 부연했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은성수 위원장은 규제 완화 외에, 은행들이 지나치게 보수적 영업행태를 가져간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지금은 대기업이 돈을 안쓴다. 수출입은행장 시절 재벌 기업 회장님들이 찾아와 '행장님' 하면서 찾아와야 하는데 아무도 안왔다. 드라마가 틀렸다"며 "금융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줄어들어 잘 된 거지만 당국 입장에서 좋다고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은행이 대기업의 자금 수요가 없으니 대기업 대출 할 수는 없고, 중소기업은 불안하고 그러니 가계 대출을 하고 있다"면서 "자기자본비율을 보면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매우 낮다. 외환 위기 당시 8%였는데 15.4%로 너무 건전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은 위원장은 "건전한 것은 고맙지만, 결국 돈이 안나갔다는 얘기"라며 "은행이 안정되면서도 자금중개기관으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안정성만 추구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고 역설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공적자금 들어가는 일 없게 해 은행장한테 고마워하고 업어줘야 하는데 산업 측면이나 기업과 은행을 연결하는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금융위가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역동적으로 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게 고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