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엑소스히어로즈, 비주얼 극대화한 수집형 RPG

라인게임즈 운영 역량도 인상적...더 높은 곳 노릴 수 있는 게임

디지털경제입력 :2019/11/28 13:35

라인게임즈가 지난 21일 출시한 엑소스히어로즈는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다크호스다. 28일 오전 기준 엑소스히어로즈의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는 5위. 리니지2M, V4, 달빛조각사 등 대작 MMORPG에 엑소스히어로즈가 이 정도 성과를 낼 것이라 생각한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MMORPG에 대세를 넘겨줬다는 평을 받는 수집형 RPG임에도 엑소스히어로즈가 주목 받는 것은 매력적인 그래픽과 이용자 손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게임 구성 덕이다.

엑소스히어로즈를 소개할 때 그래픽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 정도로 게임이 주는 인상에서 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그 수준도 뛰어나다. 이용자가 메뉴를 터치하는 것 외에는 그다지 할 것이 없는 수집형 RPG의 특성을 감안하면 보는 재미가 확실하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된다.

캐릭터 디자인과 원화를 그대로 게임에 옮겨온 듯한 모델링, 렌더링은 이미 1차 비공개테스트 당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이에 더해 더욱 부드러운 움직임이 가미됐다. 개발사의 최적화 역량도 칭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엑소스히어로즈는 단순히 메뉴를 터치해서 전투에 진입하고 턴제 전투를 자동으로 진행하고 다시 메뉴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는 게임이 아니다. 비공정과 도시, 전투지역을 캐릭터가 수시로 오가게 되며 이 과정에서 콘솔 RPG를 보는 것처럼 다양한 광경이 화면에 그려지게 된다.

각종 건물로 가득 채워진 도시, 비공정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월드맵 묘사까지 그려내고 있기에 이용자는 여타 수집형 RPG보다 게임의 그래픽을 감상하게 될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 게임을 실행해서 종료하는 순간까지 눈이 즐거운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자동 시스템을 활용해 전투를 치르게 되기에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엑소스히어로즈의 전투 시스템은 꽤나 전략적인 면을 강조해 어지간한 카드배틀 게임 수준의 수싸움을 펼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모든 캐릭터는 쿨타임을 갖고 있다. 자기 차례가 왔을 때 마나를 소모해 스킬을 사용한다. 마나가 부족하면 스킬을 사용할 수 없다와 같은 RPG의 기본 문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각 클래스마다 마나 수급 방법을 다르게 해 기존 수집형 RPG와 다른 템포로 전투를 치르게 된다.

공격을 하거나 시간이 지날 때에 마나가 수급되는 식의 방식은 물론 상대에게 공격을 받을 때마다 마나가 차오르는 캐릭터도 활용할 수 있다. 일부러 공격을 유도해 다 받아낸 다음에 빠르게 높은 레벨의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은 기존 수집형 RPG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투 방식이다.

여기에 속성에 따른 대미지 가감, 각 캐릭터의 수호석을 파괴해 대미지를 높이는 식의 전투 시스템도 더해지면 게임 내에서 이용자가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는 더욱 늘어난다. 속성과 수호석 시스템만 잘 이용하면 막히는 구간도 이용자 역량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변되는 캐릭터 수급의 비중을 낮추는 역할과 다양한 캐릭터를 육성하도록 이끄는 효과도 낸다.

게임 완성도 외에 운영 측면도 인상적이다. 라인게임즈는 수집형 RPG의 주요 수익모델인 캐릭터 육성 시스템 중 일부를 출시 직후 삭제하기로 결정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과금 허들이 지나치게 높고 초반부터 이용자 급나누기를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셈이다.

관련기사

이런 결정 덕에 초반에 독한 수익 모델을 적용한 게임이라는 비판은 이용자와 소통할 줄 아는 게임이라는 호평으로 바뀌었다. 잘못된 소통 한번에 휘청거리는 게임 소식이 수시로 전해지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라인게임즈의 이런 결정은 향후 엑소스히어로즈의 꾸준한 성적을 기대하게 한다.

엑소스히어로즈는 첫 테스트부터 정식 출시 직후까지 계속해서 게임성을 가다듬은 게임이다. 앞으로 이용자 반응을 계속해서 받아들여 게임성을 개선한다면 더 높은 곳을 겨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