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 타다의 갈등이 첨예하고, 검찰이 타다를 서비스하는 쏘카 이재웅 대표를 기소한 가운데, ICT 공유 플랫폼 상생화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 간담회에 참여한 박준상 국토교통부 과장은 이달 안에 타다 관련법이 두 차례 논의될 예정이고, 이와 관련 상임위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방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말했다.
타다와 관련된 법안은 국토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안이 담긴 법안으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24일 대표발의했다.
지금과 같은 타다의 렌터카 이용 영업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 내용의 법이 들어가 있지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어떻게 바뀔지는 두고 봐야 한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혁신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한목소리가 나왔지만, 제도권 안에 있는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가 일관성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먼저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는 공유경제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보다는, 공유경제를 가장하고 혁신으로 포장된 '짝퉁' 공유경제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타다의 모기업인 쏘카는 공유경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 맞지만, 타다는 아니다”라며 “운전자가 존재하는데, 이건 공유와 나눔이 아니다. 강남의 콜뛰기나 나라시(자가용이 없이 불법 택시영업)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이 상무는 이재웅 쏘카 대표가 검찰에 기소됐을 때 각 부처 장관들이 했던 말을 언급하며 “공정위원장은 타다가 시장경쟁을 촉진한다고 얘기했는데, 택시가 공공재라는 것을 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러 법안들이 있는데, 조금씩 수정하다 보면 답이 안 나올 것”이라며 “지금까지 규제와 간섭을 받아온 제도권에 대한 보상을 철저히 하면서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행렬 KST모빌리티 대표는 정부에서 한국 모빌리티의 방향성을 명확히 잡아줘야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정부 기조가 왔다갔다 하고 말도 자주 바꾼다”며 “정부가 방향을 잡았으면 일관성있게 규제를 풀어주고, 투자사들에게도 메시지를 줘 그 분야 스타트업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해법 제시나 통제 노력에 대해서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소장은 “대통령이 혁신 성장과 공유경제의 규제 혁신을 하겠다고 2년 반 정도 얘기했으나 실제 행동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실질적인 해법 제시나 통제하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토론회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도 참여해 규제완화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한 번 강조하며 정부도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국토부에서는 국민의 최소한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 교통 업무의 규제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통 분야는 산업적 측면 보다는 국민의 이동권 보장과 공공 서비스로 정책이 이뤄져 왔기 때문에 규제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준상 국토부 신교통서비스과 과장은 "업무 성격이 규제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며 "택시나 운송산업도 제도권 안에서 유상운송을 허용하고 있고,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지난해부터 업계와 카풀 문제를 논의하면서 택시 기사들이 분신을 하는 안타까운 일들도 있었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국토부가 기존 업계와 새로운 업계 간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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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답은 없지만 방향은 새로운 플랫폼 기술로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7월에 큰 틀을 발표한 이후 10월 말까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을 45번 만났다. 타다가 기소될때까지 8개월 간 정부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의 논의를 보면 양쪽 업계가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며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논의해보면 100% 만족할 순 없겠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모멘텀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