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교통 정책을 미리 검증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SW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보다 처리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만 입력하면 어느 도시든 클라우드로 분석할 수 있어 사전 정책 검증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ETRI가 개발한 것은 클라우드 기반 교통혼잡 예측 시뮬레이션 SW '솔트(SALT)다. ‘솔트’를 이용하면 변경되는 신호체계 또는 새로운 교통정책이 관련 지역 교통혼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이 가능하다고 ETRI는 밝혔다.
ETRI는 서울시와 경찰청, SKT 등으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아 지역 도로망과 신호체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여기에 실측 교통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수요까지 추정해 분석기술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구축한 도로 데이터를 일정하게 나눠 구역 내에 있는 차량 정보를 파악하는 방식을 개발, 분석했다.
연구진은 서울 강동구를 대상으로 일 평균 40만대 차량 대상 1만 3천여 개의 도로로 나누어 24시간 교통흐름을 5분 안에 시뮬레이션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에 이동량을 측정하는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인 '수모(SUMO)'보다 18배 빠른 성능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교통 시뮬레이션 기술은 인공지능 기계학습이나 딥러닝이 할 수 없는 교통 환경도 분석이 가능하다. 즉, 신호체계 변경, 새로운 다리 건설 등 변수가 나타나면 기계학습, 딥러닝 방식은 매번 새로운 모델을 생성해 적용해야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은 매번 다른 입력값이 제공되어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도로, 기상, 축제나 행사 정보를 종합한 예측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송파동 주민센터 앞에서 도로 공사가 시작되거나 예정된 대형 스포츠 행사로 발생할 수 있는 효과를 ‘솔트’는 통계값과 시각 자료로 예측, 분석 값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TRI는 이번 성과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축 개선 사업’과 연계해 교통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연구진에게 강동구 둔촌로 길동사거리 신호체계를 변경하면 어떤 파급효과가 나타날지 의뢰했다. 연구진은 ‘솔트’를 통해 해당 구역을 검증한 결과, 평일 기준 하행 속도를 2.4% 개선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 해당 변경안을 적용해 효과를 측정한 결과, 통행속도가 4.3% 개선되어 연구진의 기술이 정책 사전검증에 효과가 있음을 보일 수 있었다고 ETRI는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에 적용한 시뮬레이션 엔진을 클라우드에 탑재해 타 지역 데이터도 분석 및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버를 여러 대로 분산, 설치하고 서버별로 지역을 할당해 각각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 이를 취합, 종합 결과를 알 수 있다.
이 기술은 교통정책 사전 검증 뿐만 아니라 불법주차 탐지, 상습 정체구간 파악, 기상 영향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 및 경찰청의 신호체계 개선, 대도시 교통 최적화로 국민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연구 책임자인 ETRI 민옥기 지능정보연구본부장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교통혼잡비용이 약 30조 원이며 수치 또한 증가세에 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교통 혼잡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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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구진은 지난 8일, 서울 코엑스에서 '교통혼잡 문제해결을 위한 지능형 SW 포럼'을 개최, 연구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연구진은 교통데이터 입력 등 사람을 투입해야 하는 수동적 입장에서 탈피, 인공지능을 활용해 최적화된 교통체계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기술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서울시-SKT 간 교통 시뮬레이션 개발을 위한 데이터 제공 및 실증 업무협력 체결 이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보통신, 방송 연구개발 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