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3분기에도 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어

5G 설비 투자 및 마케팅 때문...IPTV는 성장세 지속

방송/통신입력 :2019/11/08 14:51    수정: 2019/11/11 15:17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 3분기에 공히 매출은 증가하면서도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5G 때문이다. 5G 가입자 증가 영향으로 무선 매출이 늘면서 전체적인 매출 증가를 견인했지만, 5G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과 네트워크 투자가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은 줄어든 결과를 낳은 것.

5G 상용화로 성장성은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수익성 개선의 숙제가 남은 셈이다.

이통 3사는 8일 KT를 마지막으로 3분기 실적 발표를 모두 마쳤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1일,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각각 실적을 발표했다.

SKT, KT, LGU+ 사옥.

SK텔레콤은 매출 4조5천612억원, 영업이익 3천2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9% 늘었고, 영업이익은 0.66% 줄었다. KT는 매출 6조2천137억원, 영업이익 3천1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5% 증가, 영업이익은 15.4% 감소한 금액이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2천442억원, 영업이익 1천55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7% 줄었다.

3사를 비교하면 SK텔레콤의 매출이 가장 많이 늘었고 영업이익이 가장 적게 줄었다. 경쟁사에 비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매출이 많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었다. KT는 경쟁사 사이에서 비교적 완만한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

■ MNO 매출 상승…ARPU 개선 추세도 지속

3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호조였다. 5G 효과를 톡톡히 봤다.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은 5G 가입자가 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SK텔레콤은 무선 사업 부문에서 2조4천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1% 늘어난 금액이다. 9월 말 기준으로 154만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하며 ARPU는 전 분기 대비 1.3% 늘어난 3만1천166원을 기록했다.

KT는 1조7천5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서비스 매출은 늘었지만, 접속 수익이 줄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 줄었다. 5G 가입자는 106만명으로 증가했고, ARPU는 3만1천912원으로 전분기보다 0.5%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1조3천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5G 가입자는 9월 말 기준 87만5천명을 모집했다.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전 분기 대비 0.2% 개선된 3만1천217원을 달성했다.

무선 사업 매출은 향후에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5G 서비스 및 스마트폰이 늘어날수록 5G 가입자가 늘고, 이는 무선사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으로 매년 줄던 ARPU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통 3사는 데이터 사용량 및 5G 가입자 증가 등에 힘입어 이르면 올 4분기 ARPU가 전년 동기 대비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실적 효자 IPTV 성장세 지속…향후 미디어 시장 변화에 촉각

유선 사업에서는 IPTV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IPTV 사업은 꾸준한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3천337억원의 매출을 IPTV에서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금액이다. IPTV 가입자는 3분기 10만9천명 가령 순증해 누적 가입자는 508만명으로 늘어났다.

KT의 IPTV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 증가한 5천487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만 12만명의 순증 가입자에 힘입어 전체 누적 가입자는 822만9천명으로 늘어났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IPTV 사업에서 2천5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금액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IPTV 매출 증가폭이 줄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가입자는 435만8천명으로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국내외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3사로서도 고민거리다. 넷플릭스·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달라지면서, 레거시 미디어 중 하나인 IPTV의 성장세가 줄어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통 3사는 AI를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콘텐츠 수급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좀 더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케이블TV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경쟁의 틀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 5G 때문에 늘어난 마케팅·투자비…효율화 기대

이통 3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는 단연 마케팅 비용과 투자비다. 이는 5G 상용화에 따른 필수적인 지출이다. 마케팅 비용이 대부분 5G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한 보조금 등에 사용되고, 네트워크 투자는 5G 커버리지 확대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무선 수익 매출 증대가 5G 상용화에 따른 ‘밝은 면’이라면 늘어난 마케팅 비용과 네트워크 투자비는 ‘어두운 면’에 가깝다.

SK텔레콤은 3분기 7천878억원을 마케팅에 썼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늘어난 금액이다. 설비투자(CAPEX)에는 전년 동기 대비 64.3% 늘어난 6천610억원을 지출했다.

KT도 3분기 마케팅비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4% 늘어난 7천202억원을, CAPEX로 59.8% 늘어난 7천411억원을 지출했다.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어난 5천861억원을, CAPEX는 169.4% 증가한 7천884억원을 지출했다.

이통 3사의 설비투자는 향후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말까지 인구대비 5G 커버리지를 8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데다, 건물 안에서도 5G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빌딩’ 투자가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마케팅 비용은 추후 효율적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통 3사가 5G 가입자 모집을 위한 출혈 마케팅을 지양하겠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3사는 5G 상용화 초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지난 9월부터는 다소 완화된 형태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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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 센터장은 “마케팅 비용 경쟁보다 5G 클러스터 등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으로 패러다임 전환 주도하겠다”며 “실제로 9월부터 시장 경쟁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시장 안정화 기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3분기 영업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은 24.6%로 굉장히 높다. 시장(의 기대를) 실망시켜서 죄송하다”며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 및 커버리지 경계 지역의 네트워크 속도 향상 등을 통해 이용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