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려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간 '삼성 AI 포럼 2019'를 개최한다. 세계 저명 AI 학자들이 강연자로 나서 최신 연구동향과 기술 전략을 소개한다.
올해 세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첫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둘째날은 삼성리서치 주관으로 진행된다. AI 분야 전문가, 교수, 학생 등 1천7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AI를 미래 주요 기술 중 하나로 꼽으며 적극적인 투자 및 인재확보 전략을 진두지휘해왔다.
작년 삼성전자는 AI, 5G, 바이오, 전장용 반도체 등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5조원을 투자해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특히 AI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5개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각 연구센터엔 세바스찬 승 교수(프린스턴대), 위구연 교수(하버드대), 다니엘 리 교수(코넬공대) 등 세계적인 석학을 영입하고, 글로벌 선진 연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병행하는 등 AI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 활동 재개 직후부터 유럽, 북미 등으로 다니며 글로벌 석학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핵심인재 영입에도 직접 나섰다.
작년말부터 올해까지 이 부회장의 주요 행보 대부분이 AI와 연관된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일 이재용 부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앞으로 50년,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자.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며 미래 기술 투자 의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월 11일 삼성전자 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 세트부문의 차세대 기술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리서치의 주요 연구과제 진행 현황을 보고 받고, ▲차세대 통신기술 ▲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AR 등 선행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으로서, 세계 14개 연구거점에서 1만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AI, IoT 등 미래 신기술 및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복합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 부회장은 전략회의에서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며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AI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방한 때 면담에서 양자 협력 방안을 논의할 만큼 AI 분야에 애정을 쏟고 있다.
손 회장은 2013년 4월, 2014년 4월, 2016년 9월 한국을 찾았을 때도 이 부회장을 만났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최근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야심찬 비전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80조 투자계획을 밝히며 AI와 5G, 전장부품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올 4월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이 부회장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 정책, 투자, 예산 등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전폭적 육성을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또 작년 11월 7일 인공지능 컨퍼런스 퓨처 나우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만나 양사 간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나델라 CEO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5G, 소프트웨어 등 미래 성장산업 핵심 분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래 ICT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주요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기술을 협의하고 경영진 간 교류도 실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주요 기업 인사와 만남뿐 아니라 국내 삼성전자 현장 방문에서도 AI는 수 차례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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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광주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5G, IoT, AI 기술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도 급변하고 있다"며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전통 가전제품에 대한 생각의 한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초 DS부문 디스플레이 경영진 간담회에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