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 과기정통부 내년 예산이 5785억으로 늘어난다. 올해(3709억 원)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연구개발(R&D), 기업 지원, 인재양성, 데이터 구축 등에 사용한다.
고급 AI인재 양성을 위한 AI대학원은 2022년까지 20곳으로 늘린다. 올해 처음으로 5곳(KAIST, 고대, 성대, 광주과기원, 포항공대) 선정했다. 대학 AI융합 연구센터도 내년에 4곳을 추가로 지정한다. 올해 서울대와 세종대 두 곳을 처음 지정했다.
180억을 투입하는 '5G 및 AI기반 119 응급의료시스템' 등 시장에 혁신을 촉발하는 대규모 AI융합 프로젝트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특히 ▲설명 가능한 AI ▲전이학습이 가능한 AI ▲소형 데이터만으로도 학습 가능한 AI 같은 차세대 AI 원천 기술 개발도 시행한다. 총 사업비 4061억 원이 들어가는 광주AI혁신 클러스터도 내년부터 2024년까지 조성한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국장)은 30일 대전에서 열린 '한국정보처리학회 e브릿지포럼 2019'에서 "대통령이 밝힌 AI 기본 구상과 국가 AI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강 국장은 이날 '인공지능 시대, 정부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행사에는 포럼 멤버 100여명이 참석했다.
4차산업혁명 핵심동력이 AI라고 강조한 강 국장은 "AI는 단순히 신기술이 아니라 4차산업혁명을 촉발하는 해심 동력"이라며 "파괴적 기술혁신을 통해 국가 산업 과 사회 구조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기술력 2017년 중국에 역전 당해...중국 88점 일본 86점 한국 81점
우리나라 AI기술력과 투자는 아직 선진국과 격차가 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중국에 이미 기술력이 역전당했다. 정보통신평가기획원(IITP) 2018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100으로 했을때, 우리나라 AI 기술력은 2016년 73.9점으로 중국(71.8점)보다 앞섰다.
하지만 2017년에 78.1점으로 중국(81.9점)에 처음으로 역전 당했고, 이후 계속 중국보다 뒤졌다. 2018년 기준 국가별 AI 기술력은 미국(100점)에 이어 유럽(90.점), 중국(88.1점), 일본(86.4점), 한국(81.6점) 순이다.
AI 선도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정부는 AI 연구개발비를 계속 늘렸다. 2016(1387억) 1000억을 넘었고 2017년(2355억), 2018년(2699억), 2019년(3709억) 계속 상승했다. 내년에는 5000억 대를 돌파, 5785억이 책정됐다.
AI 스타트업에 투자액도 늘었다. 모태펀드 AI 분야 투자액이 2017년 216억에서 2018년 1223억으로 5.6배나 상승했다.
AI 인력도 양적, 질적으로 또 고급인력과 실무인력 모두 부족하다. 조사기관마다 다르지만, 캐나다 시장조사기관 엘리먼트AI에 따르면, 세계 최고급 AI인재 수가 미국이 1만295명으로 1위고 한국은 405명으로 10위다. 중국(2525명)이 2위, 영국(1475명)이 3위, 독일(935명)이 4위를 차지했다. 국내서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스프리)가 이 조사를 시행, 세계 최고 AI연구자 500명 중 한국인은 9명이라는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CSR랭킹이 조사한 AI분야 상위 100위권 대학을 보면, 한국은 2곳으로 미국(54곳)과 중국(10곳)에 크게 뒤졌다.
미국, 유럽, 중국,일본 등 주요국은 AI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저마다 국가 정책을 발표, 추진하고 있다. OECD도 올 5월 'AI 일반원칙과 정책 권고안'을 발표했고, 이어 6월 G20국가 정상들이 정상선언문을 채택했다.
■"AI는 이제 시작...전략적으로 접근하면 경쟁력 있어"
강 국장은 "우리나라 AI기술력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다소 취약하다"면서 "하지만 AI가 시작이고, 적용 단계이므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AI 강점으로 ▲우수한 네트워크(5G) 인프라 및 AI반도체 기술력 ▲기술 수용성이 높은 소비자층 ▲데이터를 내재한 각종 정보시스템 등이다. 반면 약점은 ▲SW 분야 기술경쟁력 취약 ▲양과 질적으로 부족한 AI인재 ▲기계학습용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 부족이다.
강 국장은 ▲이제 막 개화한 AI시장 ▲AI알고리즘 대부분 오픈소스로 공개 ▲범용 AI플랫폼 없이도 수익 창출 가능한 시장 등에 기회가 있다면서 위협 요소로 ▲미국과 중국 등 선도국과 기술격차 심화 ▲글로벌 기업의 국내 진출 가속화 ▲신, 구업종간 갈등 심화를 들었다.
우리나라가 AI 주요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5대 정책인 인재양성, 선도기술 확보, 융합 및 확산, 산업생태계 조성, 법제도 및 윤리 정비도 소개했다.
AI 인재양성과 관련해 강 국장은 "고급인재부터 융복합 실무 인재까지 시장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수준의 AI인재를 양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제도권 AI학위로 SW중심대학에 AI과정을 신설하고 AI 대학원을 지정, 확대하는 한편, 비전공자를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또 비학위과정으로 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연내 오픈하고, SW인재 양성을 위한 SW마에스트로 사업을 10년째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급 AI 인재를 양성하는 AI대학원을 2022년까지 20곳으로 늘린다. 올해 5곳(KAIST, 고대, 성대, GIST, 포항공대)을 처음으로 선정했다.
■설명가능 AI 등 차세대 AI기술 개발 나서
과기정통부는 중국, 일본보다 뒤진 AI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세대 AI 기술 개발도 나선다. 현재 AI는 여러 한계를 안고 있다. 예컨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설명을 못하고, 대규모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며, 유사 내용도 데이터 학습을 새로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의사결정 설명이 가능한 AI와 소량 데이터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한 AI, 전이 학습이 가능한 AI 등 차세대 AI 개발을 추진한다.
AI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챌린지형 R&D'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미 2017년 12월에 낚시성 기사 찾기 경연을, 2018년 6월에 합성사진 판별 경연을, 올 7월에 AI 및 드론 활용 재난 구조 대응 경연을 시행한 바 있다. 강 국장은 "내년에는 한국에서 AI 세계올림픽을 한번 해보려 한다"면서 "AI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예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시장에 혁신을 촉발할 수 있는 대규모 AI융합 프로젝트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AI+안전'을 컨셉으로 출입국 시스템 고도화, 올해부터 2022년까지 440억을 투입한다. 또 'AI+의료'로 응급발생 시점부터 병원 연계까지 실시간으로 AI가 보조 및 대응하는 '5G 및 AI 기반 119 응급의료 시스템'도 180억을 투입해 2021년까지 구축한다.
SOC 분야(AI+SOC)서는 센서 와 드론, CCTV, 로봇 등을 활용해 주요 SOC(지하공동구, 상하수도, 철도, 지하철 등)를 지능화하는 '5G 및 AI기반 스마트 SOC'가 내년부터 추진된다.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광주에 AI 혁신 클러스터도 2024년까지 조성한다.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등 광주 3대 주력산업을 대상으로 AI연구 개발, 실증 인프라, 산업융합 R&D 및 AI기반 창업을 지원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광주시 첨단 3지구에 4만평 규모로 조성한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총 사업비가 4061억 원에 달한다. 이중 70%가 국비다. 인프라(컴퓨팅 자원, 산업별 데이터 구축 및 샌드박스형 데이터센터 구축 등), 융합R&D(3대 분야, 18개 과제 AI융합 R&D), 창업지원(창업 지원, 재직자 교육, 기술 교류, AI수요-공급기업간 컨설팅 등)이 이뤄진다.
AI기술 발전에 따른 법제도 및 윤리 문제도 정비한다. 이의 방향은 기본법 마련, 개별 법제 개선 연구, 디지털 포용 등 크게 세가지로 추진된다.
기본법 마련은 국가정보화기본법 전부를 개정한다. 이를 통해 지능화 사회 대비 국가적 방향 제시와 AI윤리 준칙, 이용자 권익 보호, 킬 스위치 설계 등 최소한의 보호 수단 의무 등을 규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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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율차 사고 발생시 책임 주체 규정 등 신규 법적 이슈에 대한 합리적 방안의 선제적 연구도 시행중이다. 취약 계층 ICT 기초 교육 강화 등 AI 접근성을 강화하는 디지털 포용 정책도 추진한다.
강 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밝힌 'AI기본 구상'을 ▲마음껏 상상하고 ,함께 하고, 도전할 수 있는 마당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게 지원하며 ▲인공지능 활용 일등국민 ▲인공지능 정부 등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며 "대통령이 연내 AI 국가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는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