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한국팀 중 유일하게 롤드컵 4강 진출

4강은 11월 2일과 3일...T1은 G2와 맞대결

디지털경제입력 :2019/10/28 14:42

2019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무대에 오른 한국 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T1은 유럽의 스플라이스를 격파하고 4강에 올랐지만 기대를 모았던 그리핀과 담원게이밍(이하 담원)은 상대와 확실한 실력 차이를 나타내며 8강 진출에 만족하게 됐다.

한국 리그를 대표해 롤드컵 본선에 오른 팀 중 가장 먼저 8강전을 치른 팀은 그리핀이었다. 그리핀은 지난 26일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인 중국의 인빅터스게이밍(이하 IG)와 대결에서 1승 3패를 기록하며 덜미를 잡혔다.

두 팀의 승부는 탑 라이너 기량 차이에서 갈렸다. 그리핀의 최성원은 IG의 강승록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몰리는 모습을 보였다. 킬을 내주는 것은 물론이며 레벨링, CS 수급, 포탑 철거 등 탑 라인에서 빼앗길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빼앗겼다.

IG와 그리핀의 롤드컵 8강전(사진=라이엇게임즈 플리커)

먼저 두 세트를 내준 그리핀은 원거리딜러 박도현이 이번 대회 최초로 펜타킬을 올리는 활약에 힘입어 3세트를 따내기는 했지만 현격한 탑 라이너 기량 차이를 극복하지 못 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핀은 최성원과 강승록의 기량 차이를 의식한 듯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승록의 활동을 막기 위해 밴픽을 대거 투입하고 정글러가 탑 라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 했고 반대로 미드와 바텀 라인의 성장이 저해되는 결과만 얻게 됐다.

반면 IG는 탑 라인의 강승록과 미드 라인의 송의진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음에도 정글러 가오전닝과 바텀라인 듀오인 유웬보, 왕리우이가 발목을 잡는 구도를 경기 내내 보이며 약점을 드러냈다.

8강 이틀째인 지난 27일 진행된 경기에서 T1은 유럽 리그 대표인 스플라이스를 3대1로 격파하고 8강에 올랐다.

T1은 지난해 부진을 깨끗히 씻어내며 대회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시합 전까지만 해도 명백히 한수 아래라는 평을 받은 스플라이스는 의외의 저력을 보이며 현장의 팬들과 해설진을 감탄하게 했다.

스플라이스에게 3대1 승리를 거둔 T1(사진=라이엇게임즈 플리커)

T1의 탑 라이너 김동하는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마지막 4세트에는 퀸을 택해 혼자서 상대를 쥐고 흔들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포터 이상호는 시합 중간중간 위치를 잘못 잡아서 킬을 내주는 실수를 하긴 했지만 날카롭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판단력을 보이며 활약했으며 원거리딜러 박진성 역시 3세트 한타에서 한번 일점사 당하며 녹아내린 것을 제외하면 시합 내내 강력한 화력으로 팀을 지원했다.

하지만 팀의 간판인 이상혁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 했다. 트리스타나를 택해 다소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다가 덜미를 잡히는가 하면 시그니처 픽이라 할 수 있는 라이즈와 아지르를 선택한 3세트와 4세트에서도 강력한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당장 4강에서 G2 e스포츠(이하 G2)의 라스무스 뷘터와 맞대결을 해야 하고 결승에 오르게 되더라도 IG의 송의진 혹은 펀플러스 피닉스의 도인비를 상대해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일정이 남았기에 이상혁의 컨디션 회복 여부가 T1의 향후 성적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8강 마지막 경기인 담원과 G2의 대결은 능구렁이 같은 초반 운영을 보여준 G2의 3대1 승리로 끝났다.

두팀 모두 수비보다는 공격을 선호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어 이들의 경기는 8강전 최대 흥행카드로 꼽혀왔다. 실제로 두팀 모두 호전적인 경기를 펼쳐 열기를 고조시켰지만 더욱 능숙한 운영 능력을 갖춘 G2의 차지였다.

G2와 담원의 대결은 G2의 승리로 끝났다.(사진=라이엇게임즈 플리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G2의 미드라이너 라스무스 뷘터와 정글러 마르친 얀코프스키가 시종일관 다른 라인에 개입하며 팀원의 성장을 도왔다는 점이다. 이 두 선수는 게임 시작부터 담원의 탑 라인에 다이브를 시도할 수 있는 구도를 설계하고 약속한 시기에 이를 시행하며 담원 탑라인을 압박했다.

G2는 시합 내내 초반 싸움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운영으로 담원을 공략한 후에 중반 이후 유리한 입장이 되고 나서야 자신들의 장기인 한타를 시도했다. 담원도 일단 한타가 벌어지면 여러 차례 멋진 장면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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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은 경험 부족을 나타내며 8강에서 무릎을 꿇었으나 팀의 약점으로 꼽히던 원거리딜러 신정현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강력한 화력을 뽐내며 앞으로의 성적을 기대하게 했다.

롤드컵 4강은 오는 11월 2일과 3일에 걸쳐 IG와 펀플러스 피닉스, T1과 G2의 대결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