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플랫폼 독식 없는 진짜 공유경제 가능"

정희연 크립토밸리랩 부대표, 블록체인서울2019서 강연

컴퓨팅입력 :2019/10/17 18:37

"블록체인은 일반인에게 ICT 기술로 불리지만 경제 모델 관점이 더 중요하다. 분산 거버넌스 구조를 담아 시장에서 거래주체들이 협의와 검증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는 두 가지 특성 때문에 진정한 공유경제 모델을 가능하게 한다."

정희연 크립토밸리랩 부대표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지디넷코리아 주최로 열린 블록체인서울2019의 '블록체인으로 이루는 진정한 공유경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확장된 인터넷 프로토콜이자 월드와이드웹(WWW) 위에 새로운 레이어를 형성하는 경제 모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희연 크립토밸리랩 부대표.

그는 "플랫폼을 통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나 거래하며 부가가치를 얻는 현시대 플랫폼 경제 모델에는 플랫폼 제작자가 중개인으로 버티고 있다"며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한 규모의 경제를 형성해 승자독식으로 많은 부를 창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유경제기업으로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인 사례"라며 "그들이 권력과 수익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개개인의 삶은 피해를 입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정 부대표는 플랫폼 경제의 문제점으로 신뢰 문제를 꼽았다. 플랫폼 제작사가 중개인으로서 규칙을 만들어 공급자와 소비자를 움직이게 하고 수수료를 거두면서 권력과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개인정보를 독점하면서 판매하기도 유출시키기도 하면서 개개인의 삶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우버, 에어비앤비같은 공유경제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에 집중된 이익의 소유와 분배 구조뿐아니라 소비자의 편의 이면에 있는 공급자의 고용불안, 재화의 대량생산 및 공급자에게 돌아가는 과잉공급과 품질불량 문제의 책임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플랫폼 경제 모델에서 플랫폼 제작자가 이윤에만 관심을 갖고 있고 생산자가 플랫폼에 주체로서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플랫폼 경제 모델의 문제점에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 돈 탭스콧의 다섯 가지 해법을 인용해 소개했다. 참여자의 권리 보호, 진정한 공유경제 만들기, 수수료 없애기, 개인정보를 정보주체가 소유하고 필요시 판매하기, 플랫폼 경제의 '양면시장' 이윤을 창출한 참여자들 개인에게 보상하기다.

정 부대표는 진정한 공유경제를 위한 '탈중앙화된 시장' 설명을 이었다. 플랫폼 경제의 권력과 수익이 '중앙화된 시장'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탈중앙화된 시장은 참여자의 수요가 반영되고 공동 이익을 위해 협력적 소비를 하며, 참여자의 접근과 공유를 통해 자본 중심의 기존 시장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동체 시장으로 묘사됐다.

정 부대표는 탈중앙화된 시장 위에서 유휴 자산이나 개인의 창작품 등 한 번 생산해 여러 번의 소비, 협력적 소비를 이어갈 수 있는 공유경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엔 기존 '대량생산 과잉소비' 방식으로 대규모로 원자재를 조달하고 물건을 생산해 소비되지 않은 물량을 폐기하고 지구자원을 고갈시키며 환경오염같은 문제를 낳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렸다.

정 부대표는 진정한 탈중앙화 공유경제 모델의 모습으로 플랫폼의 특정 소수가 이익을 보는 구조 대신 다수 참여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 플랫폼 제작사가 소유자가 아니라 플랫폼에서 가치를 만드는 참여자가 소유권을 갖는 구조를 말했다. 그는 "참여자를 통해 시장의 룰이 만들어지고 상호 피드백으로 신뢰가 형성되며 질서가 유지되는 것이 진정한 공유경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지적한 기존 모델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랫폼 제작자 중심의 양면시장을 '삼면시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이 기존 공급자와 사용자에 더해 또다른 축으로 '금융(finance)'이 결합돼 탈중앙화 공유경제 모델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앙화된 금융기관이나 거대 자본이 아니라 블록체인에서 발행, 유통, 거래되는 암호화폐 코인을 의미했다.

정 부대표는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탈중앙화 플랫폼 인프라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거래하는 데 필요한 신뢰와 이익의 균등 분배를 가능케 한다"면서 "공유경제에 중요한 삼면시장의 세번째 축으로 블록체인상의 암호화폐 코인이 비즈니스를 활성화하는 엔진이자 연료"라고 주장했다. 그는 "블록체인에서 구매자와 판매자간 거래가 활발하면 코인의 가치가 높아져 네트워크의 거버넌스 체계를 건강하게 활성화시키는데 쓸 수 있다"며 "중개인 없는 플랫폼에서 보안성과 업그레이드를 위한 관리가 코인의 가치를 통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개인이 없는 진정한 탈중앙화 모델은 신뢰와 권력의 변화를 예고한다"며 "중앙화된 플랫폼이 수행했던 역할을 진정한 공유경제에선 알고리즘이 대신 관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유경제를 실제 적용해 생태계를 이루기는 쉽지 않고 많은 초기 투자가 들어간다"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오리진 프로토콜'이 (이상적인) 공유경제 1.0 모델 대비 0.5내지 0.6 정도 되는 모델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든 해외 사례로, 이들의 목표가 중개인 없는 공유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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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리진 프로토콜 기반 상거래 웹사이트에 참가자들이 숙박, 콘텐츠 서비스 등을 플랫폼에 올리고 스토어를 만들 수 있으며, 더 규모를 갖춘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려면 오리진 측이 제공하는 제작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오리진 프로토콜 플랫폼의 지불수단으로 앞서 언급한 삼면시장의 핵심인 암호화폐 '오리진 코인'이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사용된다.

정 부대표는 국내에 아직 이런 모델을 취한 프로젝트는 없고 어느정도 중개인 역할이 포함된 코자자, 아프리카TV의 직거래 유통플랫폼 등이 유사모델이라고 평했다. 그는 "KOK재단이 만든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중심 공유 및 비즈니스 모델 기반 서비스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는데, 창작자가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도록 만들어지는 곳으로 내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