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종전보다 0.25%p 낮추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연 1.25%로 운용된다.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정책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하향 조정한 데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상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며 "지난 7월과 이달의 금리 인하 효과 등을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이일형·임지원 금통위원이 '동결' 소수 의견을 냈지만, 이달 기준금리는 종전보다 0.25%p 인하한 연 1.25%로 결정됐다. 올해 7월 0.25%p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금리가 하향 조정됐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역대 최저치로 기준금리가 운용됐다는 점에서 추가 인하 여력을 묻는 질문에 "필요 시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 조정 외에 다른 추가 통화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 여력이 남아있기에 추가 정책 수단 시행을 고려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며 "향후 정책 여력이 만약 더욱 축소된다면 그땐 어떻게 할지 금리 외의 정책 수단의 활용 가능성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추가 금리 인하엔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 인하의 전달 경로가 작동하는지, 국내 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금융 안정 상황 변화, 7월과 이달의 금리 인하 효과 등을 보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 성장 둔화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올해보다는 내년 성장률이 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외 여건이 내년에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하고, IMF도 내년 중 세계 경제성장률과 교역 신장이 올해보다 높다고 봤다"고 전했다.
일본 수출 규제 시행 100일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까지 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유념할 정도로 당장 생산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걸로 보인다. 일본과 교역 규모가 크고 산업간 연계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앞으로 어떻게 규제가 시행될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50%에서 1.25%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 세계경제는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었다. 국제금융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 주요국 경제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지난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농축수산물 및 공공서비스 가격의 하락 등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내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으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전망경로를 하회하여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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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에 영향받으며 상당폭 등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와 주가는 상승하였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주택가격은 보합세를 보였으나 수도권에서는 오름세를 나타내었다.
□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