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기업 블록체인, 개발·연결·성능 문제 해결 중"

윤심 부사장, 블록체인서울2019서 주요 사례 공개

컴퓨팅입력 :2019/10/16 14:54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거래 투명성과 데이터 공유, 위변조 방지 개념은 유지하지만 기업에 적용시 현실적인 문제에 맞딱뜨리게 된다. 전문가가 부족해 처음 개발 시작할 때, 이미 개발한 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고자할 때, 기업이 원하는 성능을 맞춰야 할 때. 삼성SDS는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기술을 개발하면서 각 상황의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있다."

윤심 삼성SDS 부사장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서울2019' 키노트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의 혁신'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세계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삼성SDS가 기술개발과 국내외 협력을 통해 수행한 실제 활용 사례를 설명했다.

윤심 삼성SDS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먼저 그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10년치 전망을 인용했다. 가트너는 세계 블록체인 시장이 2021년까지 380억달러, 2026년까지 3천600억달러, 2030년까지 3조1천6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엔 2021년까지 블록체인 시장 성장 기간 중 획기적인 비즈니스 밸류를 제공하는 100억달러 규모 사례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포함돼 있다.

이제까지의 산업별 블록체인 적용 사례를 보면 지난해까지는 금융과 보험 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통신 및 미디어, 공공, 제조 업종에서도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윤 부사장은 "통신 및 미디어 분야는 전체 밸류체인 관점에서의 관심으로 케이스가 늘어나는 중이고 공공 부문은 스마트시티와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및 보안성에 초점을 둔 사례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윤 부사장은 삼성SDS가 구축을 맡은 블록체인 도입 프로젝트 가운데 전자계약시스템과 디지털페이먼트 분야 두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전자계약시스템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기업 규모와 상관 없이 매일 이뤄지는 계약 체결 프로세스와 계약서 위변조 리스크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구축돼 실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페이먼트 분야는 사업자에게 오랜 시간 여러 기관을 거쳐 지불금액이 들어오는 비효율과 소비자에게 매장별 혜택을 활용하는 데 따른 불편을 덜 수 있도록 설계된 결제서비스로, 삼성SDS 사내에서 매장 및 임직원 포털과 연동해 운영되고 있다.

윤 부사장은 "원래 블록체인 프로젝트 출발할 때 이상적인 콘셉트로 투명한 거래, 중개자 없는 데이터 공유와 위변조 방지 등 보안성을 계속 갖고가지만 이걸 실제 기업에 적용한 사례로 만들려면 여러 챌린지가 있다"면서 "세 가지로 묶어 보면, 먼저 기업은 어떻게 합의 알고리즘을 짜야 할지, 기존 블록체인 중 어떤 걸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식으로 전문가 부족에 따른 처음 개발 시작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둘째로 현존하는 여러 종류의 블록체인 가운데 A라는 것을 선택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할 때 이후 (다른 사업자, 서비스와 연동을 위해) B와 연결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연결의 어려움이 있다"며 "셋째로 기업에서 작은 규모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지만 이를 확장시켜 활용할 때 기업이 원하는 성능을 맞출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필요한 기술을 하나씩 추가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S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기업이 빠른 개발 시작을 위해 통합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기업이 구축하고 있는 블록체인과 다른 조직 또는 서비스에 활용된 블록체인처럼 서로 종류가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할 수 있는 '상호연결성(interconnectivity)'이 제공돼야 하며, 블록체인의 비효율적인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윤 부사장은 "블록체인 플랫폼 안에 개발에 필요한 블록을 미리 제공하고 기업은 그 플랫폼에 접속해 블록체인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며 "도메인 지식을 갖고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과 기술전문가인 개발 담당자가 이를 바탕으로 방향을 논의하고 합의해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터커넥티비티 문제는 국가간 블록체인이나 기업의 글로벌 생태계 파트너와의 연계를 통한 정보 교환이 하나, 이더리움과 하이퍼레저 등 나와 상대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쓸 때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해결하는 게 하나,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며 "우리는 중국(천진)공항과 한국 인천공항간 인터커넥티비티를 위한 SDK와 메시지프로토콜 등을 맞추는 작업을 수행했고, 한국 부산항과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넥스렛저와 이더리움 블록체인 연계를 위한 플랫폼 '딜리버(DELIVER)'를 개발해 사용하도록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트랜잭션 처리 성능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를 곁들였다. "(수송 화물) 세계 6위 규모 부산항이 연간 2천만TEU(화물선에 적재하는 컨테이너 단위)를 운항하는데 그중 바다에 떠 있는 컨테이너 물량만 17만TEU다. 예를 들어 15초마다 이 컨테이너의 상태를 기록해야 한다면 초당 1만트랜잭션(TPS) 이상 처리성능이 필요하다. 하이퍼레저는 1천TPS를 제공하는데 그 10배 이상 성능을 구현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케이스라 여길 수 있지만, 수초 단위로 더 많은 처리가 필요한 IoT나 모바일 기기 정보, 이커머스 정보, 카드(거래)도 있다."

글로벌 파트너 IBM과 성능 문제 해법에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현재 합의알고리즘은 트랜잭션 1천개가 들어오면 그걸 일일이 개별 합의로 처리한다. 그래서 비효율적이다. 우리는 트랜잭션의 목적지가 같거나 알고리즘이 같을 경우 등 유형을 분류해, 동일한 유형의 거래를 한 번에 합의할 수 있도록 하면 빨라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액셀러레이터'라는 합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파트너 IBM과 공동으로 하이퍼레저 패브릭에서 기술을 검증하니 10배 성능 향상이 있었다. 한 글로벌스타트업과 함께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한 결과 실제 운영환경에서도 기존대비 10배 성능 향상을 확인했다."

삼성SDS는 이 세 가지 문제의 해법을 플랫폼으로 제공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통합개발환경, 이더리움과 하이퍼레저와 넥스레저 등 여러 블록체인의 연계 개발을 지원하는 인터커넥티비티 기능을 제공한다. 기술적인 발전 성과를 지적재산(IP)으로 확보해 현재까지 51건의 특허를 보유했다. 성능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한 합의알고리즘 가속장치 '액셀러레이터'는 지난 6월 오픈소스화해 깃허브에서 소스코드를 배포하고 있다. 이 기술 개발 사례를 오는 12월 IEEE글로브컴2019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SDS는 이런 기업 환경에서의 블록체인 활용 사례를 본인확인(디지털아이덴티티), 통합인증, 디지털스탬핑, 데이터이력추적, 디지털페이먼트, 다섯 가지 분야로 묶는다. 윤 부사장은 "파일럿 사례까지 포함하면 국내외 110개 정도의 사례를 갖고 있다"면서, 보험금 자동청구서비스와 물류 추적관리서비스, 두 가지를 소개했다.

보험금 자동청구서비스는 청구인이 보험사가 요구하는 서류를 병원에서 발급받고 보험사와 여러차례 연락해 추가 확인을 거친 뒤 접수와 청구가 가능한 기존 의료서비스 보험금 청구절차를 간소화한 사례다. 삼성SDS는 이 서비스가 실제 일반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기반 혁신서비스가 될 것이라 기대 중이다.

윤 부사장은 "의료기관과 보험사가 '블록체인 헬스케어 네트워크'를 만들어 PoC를 수행해 실효성을 검증했고 이달중 곧 론칭 예정"이라며 "환자는 의료기관에 수납 후 익숙한 메신저 앱으로 '청구' 버튼만 누르면 네트워크를 통해 보험사에 청구 전달이 이뤄지고 보험처리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류추적관리서비스는 해외수출시 화주의 세관, 항만 통과 처리 과정간 복잡한 서류 확인과 정보 공유 절차를 추적하고 프로세스와 뷰를 단일화한 서비스로 2017년부터 운영됐다. 삼성SDS는 관련기관을 블록체인 기반 물류 네트워크로 묶고 이를 기반으로 물류검증프로세스를 표준화해 200여건의 관련서류 처리와 추적 과정을 싱글뷰로 만들어 제공하고 전체 과정을 간소화했다.

윤 부사장은 "계약, 영수증 생성, 컨테이너 반출입을 비롯한 모든 정보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의 파이프라인으로 각 물류주체와 심사주체에 공유된다"면서 "2017년 시작 당시 기업들만 참여했고 지난해엔 관세청, 한국수출입은행, 무역공사가 참여했는데 올해 아시아유럽 지역 국가로 글로벌 확장이 진행돼 많은 기관과 프로세스가 연계가 추가되며 발전하고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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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는 이를 포함한 100개 이상 프로젝트 사례를 바탕으로 포레스터 선정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블록체인 기업이 됐고 포브스 블록체인 확산 리딩 글로벌50 기업에도 포함됐다.

윤 부사장은 "이를 모두 삼성SDS 단독으로 한 것은 아니고 IBM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테스트를 수행하고 이스라엘, 미국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들과 일부 공동 기술개발을 하며 전체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생태계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업과 정부, 기관에서 모두 힘을 합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블록체인 활용 사례를 늘려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