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로 힐링되는 펫미용 유튜버 '슈앤트리'

[셀럽학원] 반려동물 미용실 '슈앤트리' 대표 부부

인터넷입력 :2019/10/13 14:55

반려견의 얼굴 털을 북극곰처럼 동그랗게 깎는 과정을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만 같은 유튜브 채널이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반려동물 미용실 ‘슈앤트리’를 운영하는 30살 동갑내기 부부 김현진, 김좋은 씨 이야기다. 이들은 미용실과 같은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슈앤트리는 그들이 키우는 푸들 두 마리 '슈'와 '나무'(트리)의 이름을 합친 뜻이다.

슈앤트리 채널은 지난해 8월 시작해 1년여 만에 구독자 약 94만명을 달성했다. 채널 개시 약 7개월만에 구독자 10만을 넘어 유튜브로부터 실버버튼 상패를 받았다.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외국인 시청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미용실 슈앤트리를 운영하는 김좋은(왼쪽), 김현진 부부. 슈앤트리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오른쪽 개가 슈, 왼쪽 개가 나무(트리)다.

김 씨 부부는 유튜브를 운영하기에 찰떡궁합이다. 반려동물 미용 경력 8년차인 김좋은 씨가 미용실 원장으로, 김현진 씨가 사장으로 있으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김현진 씨가 영상을 전공했기 때문에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게 능숙하다.

김 씨 부부는 유튜브 콘셉트를 힐링으로 잡았다. 슈앤트리 미용실도 힐링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산중에 위치했다. 작년 3월경 동탄 카페거리에서 슈앤트리를 운영해오다 최근 산중 마을인 고기동으로 가게를 이전했다. 부부가 가게를 확장하고 분위기를 환기하는 겸 아예 한적한 마을에 터를 잡기로 했다. 접근성이 다소 떨어져 차를 몰고 방문해야 하지만 벌써 예약은 12월까지 꽉 찼다고 한다. 김좋은 원장 외에 미용사가 두 명 더 있다.

슈앤트리를 방문한 꼬똥 드 툴레아 견종 미용 전 후 모습(사진=슈앤트리 유튜브 캡쳐)

반려견 미용도 시대가 바뀌어, 슈앤트리 채널엔 가위컷 미용 영상이 대부분이다. 과거엔 면도기로 털을 미는 미용이 많았다면 요즘은 가위컷으로 모양을 내는 미용이 유행이다.

김좋은 씨는 “인스타그램이 대세가 되면서, 보호자들이 자신들의 강아지를 뽐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다”며 “그래서 미용의 방식도 예전과 달라져 가위로 섬세하게 털을 자르는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씨는 “과거 빡빡이 같은 미용은 반려견 피부에도 별로 좋지 않다”면서 “반려견이 더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식과 문화가 개선되고 있고, 반려동물 시장도 한창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슈앤트리 유튜브 북극곰 영상으로 유명한 포메라니안 견종 미용 전 후 모습. (사진=슈앤트리 유튜브 캡쳐)

슈앤트리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영상은 올 초 게재한 북극곰 영상이다. 손님으로 온 흰색 포메라니안 개를 담은 영상이다. 처음 미용실엔 방문했을 땐 털이 삐죽거리며 정돈이 안 된 모습이었다가, 얌전히 앉아 목욕을 받고 가위질을 받으며 서서히 동글동글한 모습으로 털이 깎여나간다. 그리고 완성 된 모습은 얼굴과 귀, 몸통, 발 끝 모두 동그랗게 모양이 잡혀 어김없는 아기 북극곰이다. 영상 조회 수는 1천800만회로,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도 콘텐츠가 전파되고 있다.

김현진 씨는 “그 친구는 영상을 편집할 때 너무 귀여워서 몇 번이나 가슴을 부여잡았다”며 “지난 설에 편집했던 건데, 가족들과도 함께 보면서 다같이 흐뭇해 했다”고 말했다.

최근 돌아온 북극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또 하나 게재됐다. 2월에 방문했던 그 북극곰 강아지가 또 털이 수북해져 미용실을 찾았고, 처음 미용을 받았을 때 영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미용 중인 김좋은 원장.(사진=슈앤트리 유튜브 캡쳐)

김좋은 씨는 “안전하게 미용을 마치고 보호자들이 좋아해줄 때 가장 뿌듯하다”면서 “농담으로 보호자들이 ‘우리 집 개가 맞냐, 우리 집 개가 아닌 것 같으면 다시 데리고 오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슈앤트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커트, 위생미용, 스파, 팩, 스페셜케어 등이다. 미용을 앞둔 개들은 보통 잔뜩 긴장한 채로 오는 경우가 많아 스파나 목욕 후 커트를 권하고 있다. 간혹 미용사를 잘 무는(입질) 개들도 있어, 목욕을 먼저 하면서 손님 개의 성격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다. 스파를 하고 있으면 개들의 눈이 스르륵 감길 정도로 편안해 하고, 확실히 커트 시 스파를 한 것과 안 한 것의 차이가 난다고.

슈앤트리 김좋은, 김현진 대표 부부.

슈앤트리 미용실 앞엔 작은 잔디 밭이 있어, 부부의 개 슈와 나무는 물론 손님 개들도 뛰어 놀다 가기 좋다. 부부는 내년 여름이면 수영장도 개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평일엔 보호자 없이 개가 홀로 펫택시를 타고 슈앤트리를 방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보호자가 낮 시간 동안 직장 근무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개를 혼자 보낸 것이다. 보호자가 미용 후 개를 데리러 오거나 다시 펫택시를 태워 집으로 돌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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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좋은 씨는 “앞으로 슈앤트리가 받은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정하지 못했으나,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영상과 미용의 재능을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유기견 보호센터에는 관리 받지 못해 미용을 필요로 한 친구들이 많다”면서 “우리가 간다고 하면 아마 센터 분들은 너무 좋아할 것이고, 이를 영상으로 찍어 구독자들에게도 보여주면서 함께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