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금융기관, SW거래시 IT자회사 통해 갑질…구조 바꿔야"

자유한국당 성완종 의원, 국회서 공정위 '감시 사각' 지적

컴퓨팅입력 :2019/10/08 16:46

공공 금융기관과 소프트웨어(SW) 업체 사이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약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 금융기관의 IT자회사와 SW업체 간 거래 현황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공금융기관이 SW 업체와 용역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갑질 계약’ 관행이 만연한 상황”이라고 8일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미지=국회TV).

성일종 의원실은 최근 3년간 공공금융기관과 민간 빅5 금융기관이 소프트웨어(이하 SW) 업체와 맺은 계약서 142건을 분석한 결과, 공공금융기관이 맺은 계약 92건 중 86건(93.5%), 민간 빅5 금융기관이 맺은 계약 32건 모두 금융기관 쪽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독소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원실에서 제시한 계약서에는 “명시되지 않아도 마땅히 해야 할 사항이면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본다”, “업무추진계획이 변경, 취소돼도 개발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계약에 이견이 있다면 금융기관의 의견이 우선시된다”는 등의 불공정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의원은 이러한 불공정 거래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공공 금융기관과 SW 업체 계약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W 산업의 공정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표준계약서를 도입했으나, 이는 원도급-하도급 업체 간의 하도급계약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최근 금융기관은 SW 기업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산하의 IT 자회사를 통해 업무를 분담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금융기업이 직접 계약당사자로서 거래를 하려면 표준계약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그 IT자회사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 즉 IT자회사와 SW업체 업체 간의 계약에는 표준계약서가 통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SW 업체는 불공정 거래에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해 기준 국내 SW시장의 성장률은 7.5%로, 글로벌 SW시장의 증가율 17.1%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에 그친 것도 이런 금융기관의 횡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4차 산업의 핵심분야인 SW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위해 공정위의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발주기관인 금융기관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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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지난달 SW사업 불공정 계약 관행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하며 금융권과 SW 업계 사이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성일종 의원은 “IT 자회사를 없애고 은행 내부 사업부로 만들면 기업이 은행과 직접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면 불공정 거래도 줄어들고 IT 자회사에서 인건비와 마진으로 빠지던 비용도 SW 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경하게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