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첫 질의가 회의 시작 40분이 넘게 지나서야 이뤄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임명동의안을 채택하지 않은 방통위원장을 국회 감사 대상인 기관증인으로 인정하지 않겠자는 주장을 펼치면서 의원들간 고성이 오가는데 감시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일정 시작전부터 예고된 상황이다. 과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 7명은 회의장에 입장하기 전부터 노트북에 한상혁 위원장 사퇴 등의 문구가 쓰인 게시물을 부착했다. 국회법 위반과 관련한 논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날 노웅래 방통위원장의 국정감사 개의 선포 이후 기관증인 선서 순서지만 상임위 여야 간사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부터 오갔다. 기관증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부착물은 제거해야 한다는 여당과 증인선서를 거부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의견이 충돌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통과되지 않은 채 임명된 위원장인 만큼,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히 취임 이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정치 편향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한상혁 위원장은 국회 상임위의 청문회를 거치고 임명된 정당한 위원장으로, 가짜 위원장은 사퇴하라는 자유한국당의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위원장에게 질의할 것이라면 유인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의 시작 전에 기관증인 선서부터 난항을 빚자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정상적인 감사 진행을 요구했다. 그는 “한상혁 위원장 임명에 법률상 하자가 없는 만큼 질의는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국감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면 국민을 볼 낯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상혁 위원장의 증인 선서가 시작되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등을 돌리며 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증인 선서 이후에도 자유한국당의 유인물 부착에 대한 공방이 지속됐다. 국회법에 위반되는 유인물을 떼어낸 뒤 감사 진행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다시 의사진행발언만 오갔다.
노웅래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국정감사에 필요한 물건 외에는 상임위원장의 허가 없이 들어올 수 없게 돼 있다”며 “유인물을 부착한 자유한국당의 행위는 국회법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즉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법 위반이 아닌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의 박광온 의원은 국회법 148조 조항을 들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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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발언으로 감사 진행의 차질이 빚어지자 질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신용현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질의 시간이 부족했는데 본연의 임무인 질의에 집중하자”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