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마리오카트 투어, 원조 카트 레이싱의 재미를 모바일로

모바일 환경에 맞는 조작법으로 편리함 강조...이중과금은 비판 요소

디지털경제입력 :2019/10/03 12:12

닌텐도가 지난달 25일 출시한 마리오카트 투어는 1992년 출시된 후 카트 레이싱 장르의 기틀을 확립한 마리오카트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이다.

마리오카트 투어 출시 첫날에 글로벌 다운로드 2천만 건을 기록했다는 것은 이 IP를 좋아하는 팬이 얼마나 많은지를 증명하는 사례다.

마리오카트 투어는 게임의 틀은 마리오카트7 이후 출시된 시리즈 규칙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모바일 환경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간소화해 편의성을 높이고 게임 볼륨은 소폭 줄인 것 정도다. 여러 기믹이 담긴 트랙을 달려 순위를 정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아이템을 획득하고 시기적절하게 사용해서 상대를 견제하거나 독주를 노리는 것이 게임의 규칙이다.

원작을 기억하는 이라면 이런 마리오카트 투어의 특성이 당연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그간 닌텐도가 출시한 모바일게임의 사례를 보면 나름대로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슈퍼마리오 런은 플랫폼 액션게임이었던 슈퍼마리오와 달리 강제 스크롤 요소가 강조된 캐주얼 러닝게임으로 출시됐고 닥터마리오 월드는 아예 게임의 진행 방향이 위에서 아래에서 아래에서 위로 달라졌을 정도다.

게임 볼륨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코스를 달리는 마리오카트 시리즈 특유의 느낌은 이 게임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작에는 없던 대왕 쿠파 등껍질이나 비눗방울 아이템이 추가됐으며 뉴욕과 파리, 도쿄를 배경으로 실제 랜드마크를 기준삼아 제작된 트랙을 달리는 재미도 새롭다. 마리오카트 시리즈 신작이 추가될 때마다 어떤 새로운 트랙이 추가될 것인지가 관심사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게임은 단순히 기존 작을 짜깁기 해서 이식하는 선에 그친 게임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신작임을 알 수 있다.

게임 조작 방식은 모바일 환경에 맞게 대폭 간소화됐다. 아이템을 던질 방향을 일일이 택하고 버튼을 눌러야 했던 콘솔 버전과 달리 마리오카트 투어에서는 스와이프로 간단히 사용할 수 있으며 게임의 핵심 요소인 드리프트는 수동 드리프트 옵션을 끄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수동 드리프트 옵션을 끄고 달리게 되면 울트라 미니 터보를 이용한 가속 테크닉을 쓸 수는 없지만 다른 이들과 경쟁하는 데는 큰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수동 드리프트를 사용하게 되면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고 드리프트 중에 경로를 조금씩 바꿔서 상대를 견제하거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깊이 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게임의 볼륨과 조작법이 인상적인 것과 달리 과금 요소는 비판 받을 여지가 많다. 마리오카트 투어의 과금 요소는 확률형 아이템과 구독형 서비스 등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독형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획득할 수 없은 아이템과 캐릭터, 카트가 적지 않아 대전형 게임의 근간이 되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모토를 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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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확률형 아이템은 다른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한 수집형 RPG에 비하면 과금 허들이 낮게 설정되어 있다. 문제는 수집형 RPG를 즐기다가 마리오카트 투어를 즐기는 이용자가 아니라 마리오카트 시리즈만 즐겨온 시리즈 골수 팬에게는 이런 BM이 굉장히 불합리하게 여겨질 공산이 크다.

마리오카트 투어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IP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적절하게 옮겨 온 게임이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트랙은 콘솔 버전 시리즈에서도 만나보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제작됐다. 다만 마리오카트 시리즈에 단 한번도 추가된 적 없던 이중과금 요소는 너무나 낯설다. 친숙하지만 낯선 게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