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개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되는 지스타는 핀란드의 게임기업 슈퍼셀이 메인스폰서를 맡고 구글 등 해외 기업이 참가하는 등 글로벌 게임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지스타지만 올해는 유독 게임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단 해외 기업의 참가 여부와 지스타의 글로벌 게임쇼 역량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스타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개막 몇 달 전부터 지스타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여러 악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이유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11월 25일과 26일 이틀간 부산에서 개최됨에 따라 매년 지스타 컨퍼런스와 B2C관으로 활용했던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을 이번 지스타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일정에 앞서 보안을 위해 벡스코 컨벤션홀이 2주간 통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스타 조직위는 행사장 공간 문제 해결을 위해 야외 전시장을 활용하는 답안을 내놨다. 기존 야외 매표소를 벡스코 맞은편 공터로 옮기고 이 자리에 B2C 부스 일부가 배치된다.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야외 공간에 자리를 마련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날씨와 관련해서는 참가사가 부스를 디자인할 때 논의해 운영할 것이다”라고 부스 운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게임사가 지스타 불참을 선언하며 행사 규모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지스타 2019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스타 조직위가 지난 3일 공개한 지스타 2019 부스 신청 현황은 총 2천894부스로 지난해 2천966부스의 98% 수준이다. B2C관은 1천789부스로 작년보다 31부스 가량 늘어났다. 지스타에 처음 참가하는 펄어비스가 지스타 2019 최대 규모인 200부스로 참가하고 글로벌 게임기업이 지스타 참가를 신청한 결과다.
규모 문제는 해결됐으나 지스타 2019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게임쇼에서 관람객이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신작의 수가 크게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은 여전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불참하며 생긴 물리적 공간은 해결이 됐지만 V4와 리니지2M등 이들 게임사가 선보일 대형 신작의 빈자리를 매울 신작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3N으로 꼽히는 넷마블이 세븐나이츠2와 A3: 스틸얼라이브의 시연 버전을 선보이고, 펄어비스가 자회사 CCP게임즈의 대표작 이브온라인의 한국어 버전을 시연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이들 게임 외에 현장의 이목을 집중 시킬 ‘킬러 타이틀’은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 게임사가 선보일 게임들도 이미 작년 지스타에서 공개됐거나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의 로컬라이징 버전이기 때문에 순수한 신작으로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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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조직위는 다양한 부대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도 신작 시연에 대해서는 지스타 현장에 게임을 출품하는 것은 참가사 권한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지스타에 시연 버전을 선보이는 것은 게임사 입장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시연용 버전을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데 그 시간만큼 개발 일정이 늦춰지기도 한다”라며 “어느 시기에 게임을 출시하느냐가 흥행에 영향을 주는 현 시장 상황에서 이런 변수는 무척 부담스럽다. 지스타에 시연 버전 공개를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라고 말했다.